오늘은 정말 눈이 올것같은 날씨인데 영 눈소식이 없다.
올해엔 첫눈이 좀 늦는것같다.
고등학교 1학년때 첫눈 오던날이 생각난다.
그해엔 11월 17일에 첫눈이 왔었다.
몇교시인지 공부를 하다 누군가가 창밖의 눈발을 발견하고는 탄성을 질러댔었다.
그다음 교실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서
" 선생니임 ~~ , 선생니임 ~~ 수업 그만해요 잉잉 ~~ "
모두들 선생님의 허락을 억지로 얻어내서 운동장으로 몰려 나갔었다.
첫눈치고 어찌나 탐스럽게도 많이 내리던지.......
머리에 눈을 함빡 뒤짚어쓴채 모두들 말처럼 눈을 따라 뛰어다니며 깔깔댔었다.
얼굴에 빨간 홍조를 띠며 모두들 들떴었는데......
그날의 흥분을 간직한채 모두들 들뜬 모습으로 학급단체 사진을 찍었었다.
내 앨범의 사진 속에는 아주 환하게 웃고 있는 17세 소녀들의 모습이 소담스런 함박눈과 함께 고스란히 남아있다.
갑자기
그때 그시절이 그리워진다.
지금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면 난 그때처럼 밖으로 뛰쳐나가 말처럼 쏘다닐수 있을까 ?
마냥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깔깔댈수 있을까 ?
후후 ~~
후후 ~~
그냥 베란다 밖 풍경으로만 즐길것같다.
거실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진한 커피향내음 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신랑에게 눈이오니 조심해서 오라고 문자 메시지 하나 보내면 그게 다일것 같다.
에고 , 정신의 황폐화인가 , 아님 몸의 노쇠함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