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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크는 아이들


BY 라니안 2000-11-30

요즈음은 음식만들기에 신이난다.

무얼 한가지 만들어 놓으면 금방 후딱 없어져 버리기때문이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아무리 맛난것을 만들어 놔도 잘 먹지를 않아 억지로 " 조금만 더 먹으렴 " " 조금만 ~~ " 하며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안먹고 며칠을 이리저리 굴러 다니게 만들어 할수없이 아까우니까 다 내입으로 들어갔었는데

역시 먹을때가 되니까 먹으라소리 안해도 절로 다 먹어치운다.

이젠 아예 무엇이든지 없어서 못먹는다. 또 왜이렇게 먹을게 없냐고 오히려 난리다.

이른 아침밥도 거하게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저녁엔 저녁밥먹기전까지 빵을 몇개 씩이나 먹어치우고 금방 또 저녁밥을 한그릇 뚝딱.

한시간도 못돼 " 뭐 먹을꺼 없나 ? " 하며 냉장고 속에 얼굴을 파묻고 이리저리 먹거리를 찾아 헤멘다.

밤 11시쯤 또 슬그머니 내눈치를 살피며 " 엄마 !! 식당문 닫았어 ? 라면 한그릇만 팔지...... " 하며 또 배가 허하다고 엄살을 피운다.

에고 늦은밤 귀찮지만 크는 아이들 배고프다는데 어쩌겠는가.

밤 11시 넘어 성장이 멈췄을 신랑도 덩달아 히히낙낙 아이들과 라면 파티를 벌인다.

난 행여나 살로 갈까봐 먹는 입들만 바라보며

아무리 늦은밤에 포식을 해도 아침엔 " 어젯밤 우리가 무얼 먹었나 ? "

아무일이 없는 우리집의 말라깽이들을 무지하게 부러워하며 난 내 신세를 잠시 비관해 본다.

늦은 설겆이를 끝내고 들어오면 포만감에 행복한 미소짓고 잠자는 우리집 녀석들을 바라보며

그래 아빠쪽은 쳐다보지도 말고 더도덜도 말고 외삼촌들 이모들 만큼 , 둘째 이모부 만큼 쑥쑥 180cm만 넘게 커라........

잠시 빌어본다.

내일은 또 무얼 만들어 먹여서 우리집 두녀석의 허허로운 빈배를 꽉꽉 채워줄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