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0

영국신사에서 주접으로....


BY 동해바다 2002-11-17

처음 이곳으로 이사왔을 무렵
눈에 띄게 다른 모습으로 보여졌던 아이들...

대도시에서 전학을 온 우리의 아이들은 피부와 말투 그리고
하얗고 깔끔한 모습에 금방 주변에 친구들이 모여지면서
선망의 대상이 대곤 했다.

그러나....세월은 흘러......
억양이 무척 쎈 이곳 사투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쓰지 못하게 했던
에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늬 이곳 아이들과 다름없이
감자바우 청소년이 되어 버리고 말았으니......

어쩔수 없는 사회적 환경 탓이리라...

영국신사라 불리웠던 고 1인 아들....

내가 아이들을 잘못 길렀는지...
지금도 아들은 "엄마...뭐 입을까.."하고 묻곤 한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그날 입을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어 준비를
해 놓으면 아이는 아무 생각없이 엄마가 골라준 옷을 입곤 했다.

초등시절...
깔끔한 외모와 조용하지만 모나지 않은.....
그리고 학교에서의 생활 모두를 잘 풀어 나가는 아들이기에
인기를 독차지하곤 했었다..
물론 깔끔한 외모는 이 에미가 만들어 준것이긴 하지만....

옷에 관한 한....
센스있게 잘 입으려니 했던 내 생각은 오산이었다...

아이가 성장을 하면서 패션에 관한 한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한번 입은 옷은 갈아 입으라고 말할때까지 줄곧 입으니
답답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얘~~ 멋도 좀 부리고...
옷도 네가 옷장좀 뒤져서 이리 저리 맞춰 입어봐"하면
괜찮다고 아무렇게나 입는 아이...

그러면서 어렸을때부터 엄마가 골라준 옷만 입어서 자긴 옷입을 줄을
모른다나...
결국 엄마를 핑계로 둘러대고 만다.

할머니가 지어준 영국신사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어 자랑스럽게
써왔던 아들이....
어찌 주접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

소심하긴 하지만 여성적이고 깔끔했던 아이...
그런 아이가 어찌 주접으로까지 강등했을까...
아이 역시 그런말을 들으면서 웃어 넘길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윗살도 없고 사교적이지 못한 아이지만...
일단 친해지면 그렇게 농을 잘하나 보다...
가끔씩 엉뚱한 짓을 해 아이들을 웃기곤 한다는데...

말수없는 아들이 학교에서 그런 별명까지 들어가면서
아이들을 웃긴다니...
웃어야 할지...
씁쓰레 해야 할지....

그래도 아들은 무관심한건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게 말한다...

"주접이 뭐가 어때....
내 할일 내가 다 잘 알아서 하는데....."

과연 명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