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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수레바퀴


BY 은빛여우 2002-11-02

며칠전 시부모님 결혼 기념일이었다 내가 내 기념일이 소중하듯 그 분들께도 나 못지 않은... 아니 어쩌면 나 보다 더 절절하고 깊은 삶의 강이 흐르지 싶어 시간 안되는 신랑을 빼고 두분을 모시고 임신한 막내시누 내외를 초대해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유치원 다녀온 딸아이와 새로 떠 입힌 조끼와 모자로 한껏 모양을 낸 아들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나갔다 결혼해 이런저런 일들로 적응하기도 힘들고 정말 문화의 차이도 수없이 느껴가며 나 역시 시~자 들어가는 음식은 먹지도 안겠노라 다짐을 하고 또하고.... 그러나 그 또한 내 사랑하는 이의 부모님이요 영원히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 나가실 분들인지라 ..... 주문한 식사가 나오고 이것저것 집어서 드시는 어머님의 손이 문득 눈에 들어왔다 이리저리 주름지고 갈라진 손..... 평소 어머님은 멋장이로 유명하시다 다이어트를 위해 지금 연세에도 저녁을 굶으실정도로 그래서 그 연세에도 허리 26~7인치를 유지하신다 세상없어도 링클 전용 아이크림과 에센스는 바르셔야 하는 분 빨간색만 좋아하셔 장농을 열어보면 불이라도 붙은듯 온통 시뻘건 어머님의 옷걸이..... 그러나 그 모든 것들도 세월의 흐름은 어쩌지 못하능가보다 얼굴에 바르는 양과 똑같이 그렇게 손을 가꿔도 주름과 세월의 흔적은 어쩌지 못한다 자꾸만 어머님의 주름진 손등이 눈에 들어오고 가슴이 아려왔다 미운정도 정이라고...... 그간 어머님과의 시간들이 어느새 어머님의 삶을 이해하고 그 뒷모습까지도 사랑하게 만들었나보다 사랑보다 정이 무섭고 정보다 시간이 더 무섭다는 옛말.... 그 말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