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원 연가
2007년 11월 29일 09:11:39 *소영원 연가 딸 손톱끝 가시를 빼주며 가슴이 찌르르 아프다던 어머니 어찌 그몸을 천갈래 만갈래로 나누고 쪼개셨는지요 세상에 무엇을 주셨나요? 어머니의 몸 구석구석 하나도 남김없이 꺼내 ..
83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1,703|2007-11-29
엄마!하고 부르면 생각나는 ..
엄마 ~하고 부르면 생각나는 것 엄마 속창썩은 갯벌처럼 헐어 온통 푹푹 빠진 세월 시들어 가는 엄마의 병원 침상에 걸터 앉아 물었다. 엄마 아버지랑 사랑할때 좋았어? 좋기는 육남매 쪼르르 한방에서 자는데 도둑처럼 다녀가는 아버지 손길 뭐가 ..
82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1,096|2007-09-15
폐광
바다가 보고싶어 어느기차를 탈까 느릿느릿 세월 되돌아가는 완행열차를 탈까 아님 시계로는 그 시간을 따를 수 없는 하늘 열차를 탈까 한때는 푹푹 검은 석탄 쏟아내는 자궁이었지 그 안에 줄줄이 새끼들 딸려나왔고 접시꽃 처럼 붉던 아내 품고 장대처럼..
81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882|2007-09-15
빈의자
2007년 05월 06일 19:28:19 빈 의자 금사 빈의자를 바라보는 일은 지고있는 저녁해를 바라보는 일처럼 쓸쓸하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처럼 쓸쓸하다 자리를 비운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을때는 더 쓸쓸하다 추억이 배달..
80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854|2007-05-06
미나리
2007년 04월 18일 23:58:15 미나리 금사 (錦沙) 옥천 방아실 물가 백악관 횟집주인은 절반은 몸 담그고봄 햇살눈부셔 하는 미나리를 낫으로 쓱쓱 베어주며 파란 물이 든 손톱을 물에 헹구어냈다 ..
79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830|2007-04-20
바다는 철밥통을 꿈꾸지 않는..
2007년 04월 20일 09:13:45 바다는 철밥통을 꿈꾸지 않는다 금사 (錦沙) 바다는 단 한번도 같은 얼굴로 춤추지 않는다 부지런히 히팝도 비보이도 그리고 탱고 룸바 차차차 등판을 다 까 보이며 웃는다 깊이 어딘지..
78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623|2007-04-20
꽃은 제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꽃은 제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금사 (錦沙) 불이 난 비닐하우스 형체도 없이 뼈대가 부서져 내렸다 오그라붙은 마디마디 오장육부까지 다 토해내고 불에 그을렸다 번지수도 없어 그들은 노숙자마냥 하늘에 주소를 두고 슬프게 웃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
77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87|2007-04-18
사막에서 길을 물어오면
사막에서 길을 물어오면 금사 (錦沙) 그녀의 몸은겹겹이 고혹적이라 한번 빠지면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바람이 조각해 놓은 선은 매끄러운 비단조각을 걸치고 있었다 그 고혹의 여자는 슬픔이 무늬지어 있었다 아득한 별나라에서 길을 잃은 어린왕자 그..
76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629|2007-04-17
금지된 유혹
금지된 유혹 손대지 마시오 라고 써 있는 네가슴에손 대보고 싶어만지지마시오 라고 붉은 글씨 써 있는 소방수를 꺼내불 나고 있는 내 가슴에 뿌려 보고 싶어가까이 오지마시오라고 써있는 철조망 너머네게로 가고싶어불륜의 줄이 쳐 있는금줄귾고너를넘어가고 싶어사랑은 ..
75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703|2007-04-13
축제
몸이 꽉 잠겨 버린채 열쇠를 잃었다. 필라멘트처럼 예민해진 핏줄이 제 멋대로 출렁했다 280개의 탈골한뼈들이 살금살금 제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아주 어렴풋한 간지러움 육체의 바깥으로 아득히 튀어나가는 그래서 거기서 몸을 파는 꽃 온통 꽃..
74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607|2007-03-25
또...봄비
또..봄비 제비새끼들 처럼 입벌리고 있는 주둥이에 에미는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고 있다 모유수유를 끝낸 에미는 만족하게 웃고 배부르게 물 먹은땅은 금세 봄동백 촉촉하게 화장하고유리창 안에서 꽃잎 피울 널 기다린다 첫날밤이 그리 황홀했으랴 ..
73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621|2007-03-25
봄비
봄비 봄비란 말이지 기쁜발길 묵은때 벗기고 땅거죽 조금 부풀겠지 씨품었거나 잉태할 삶을 촉촉하게 이윽고 흐르겠지 부풀고 스며들어 넘치겠지 물기 생기 윤기 그러면 피돎이 빠르겠지 토정하겠지 |||4
72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81|200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