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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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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봄비


BY 비단모래 2007-03-25

 

 

또..봄비

 

 

제비새끼들 처럼

입벌리고 있는 주둥이에

에미는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고 있다

 

모유수유를 끝낸 에미는

만족하게 웃고

배부르게 물 먹은 땅은

금세

봄동백  촉촉하게 화장하고 유리창 안에서

꽃잎 피울 널 기다린다

 

첫날밤이 그리 황홀했으랴

꽃잎 위에 쏟아지던 토정은

뜨거움 이었다 

 

너는 맛있는 것을 달라고 조르다 거절당한 아이라고

얼굴 붉지만

생전 처음

눈길 팔아 뒤꼍을 돌아 온

그래서 북쪽만 바라보고 섰는 목련꽃 같이

얼룩진 상실을 안고

심장 한겹을 벗겨내던 그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리라

 

기적같은 봄비 그치면

도미노처럼 쓰러지며 번져 갈 봄꽃들

 

그게 답장이리라

너에게 쓰는

 

 

자존심 꺾여진 아픔 이기지 못해 목 줄기 통째로 떨어지는 동백꽃

상처 난 낙화 소생시키는 머큐롬에

붉게  젖는다 이 저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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