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밤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내 님은 오지 않았는데...
내 님 들어오실 때 속히
들어오시라
사립문 빗장을 열어 놓습니다.
밤의 소리가 내 귓가에 들립니다.
내 님은 아직도 오지 않았는데,
내 님이 혹 열린 빗장을
알지못할까 조금 아주 조금
사립문을 더 열어 놓습니다.
밤이 나를 뒤덮었습니다.
내 님은 어디쯤 오고 계실까.
혹, 힘에겨워 열지 못할까 봐
사립문을 활짝 열어 놓습니다.
서늘한 달빛이 나를 울립니다.
연지 곤지 바르고 내 님
기다리는데,
그 님은 오시지 않고 촛농만
눈물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