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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의 재회


BY 정현정(은빛슬픔 2014-02-07

가을과의 재회

 

                      - 정 현정 -


다시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

하얀님 남겨두고

등을 보이시더니,

이제야 옷깃 여미는 바람 몰고

유유히 가슴 속 파고드는 당신은,

미워할 마음이 들기도 전에

님은 그리 작은 내 뺨에 입술자국

남기시네요.

그립다고 붙들 수 없는 님,

내게로만 시선을 뺏을 수 없는 님, 당신은...

정말 스치는 자욱자욱 마저도

가슴길 그리웁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을 숱하게 좋아라 하는

다른 이들은 당신의 바람을 밟고

해를 가슴에 안지만, 전,

다시금 떠나가실 걸 알기에

이렇게 온 몸으로 당신을

의연히 받아들입니다.

이런 날 꾸짖지 마세요.

오늘 하루를 감사하겠습니다.

내일을 두려워하며, 아파하며

허비되는 오늘의 시간은

우리에게 크나큰 선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