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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말 사양합니다


BY 나목 2013-09-09

사람들은 나를 보고 한결같이

착하다고 합니다

처음보는 이들은

착할것 같다 멋대로 짐작해버립니다

그러나 정작 나는 무엇이 착한것인지

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이 세상에서 착하게 산다는 것은

잇속도 없이

어리숙하고 만만한 일

아홉번의 미덕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처를 보듬고 가는 길

 

내가 나를 죽여 가슴 한 구석

무덤하나 품고 사는 아픔이라면

착하다는 말

정중히 사양합니다

 

단지 인적없는 들길에

한떨기 풀꽃으로 피더라도

바람부는데로 나풀나풀

바르게 흔들리고 싶습니다

풍진 세상살이에도

정갈한 눈빛을 가진

그대를 만나면 더욱 기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