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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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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BY 시 쓰는 사람 단 2013-06-03

 


하루




오늘도 하루가 간다

여전히 하루 넘어 하루인데

오늘은 무엇이었을까



세끼 밥을 챙겨 먹었으니 생(生)에 대한 관심은 낡지 않았고

한 번의 배설도 있었으니 비움에 대한 실천도 잊지 않았다

밖에 나가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도 하였으니 족히 열심히 산 듯하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부단히 쫓아가면서

틈이 나면 내가 요구하는 것에도 살짝 발을 담갔다

적당한 타협으로 크게 얻지도 잃지도 않았지만

그래서 삶은 오늘도 하루 안에 멈춰서있다



오늘이 아니면

한 참 지나간 것이거나 까마득히 먼 일이다

오늘에서 벗어나면 현실이 아니기에

공들여 나를 나눠주지 않는다

추억도 어딘가로 흩어지고

방향은 없고 가야할 길만 있다



오늘도 지지 않는 해가 있다

해가 넘어오기 전에 어제도 있었고

해가 넘어가면 내일도 있겠지만

일상이 된 하루살이에 흡족하다

땀을 흘렸다는 이유인데, 대신

아쉬움과 낯설음을 느껴본지 오래다


 


죽음을 대면하게 되는 순간

과연 이 삶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오늘....

오늘.... 그리고 또

오늘....

그리고 결국

죽음

이렇게 단순하게 끝나버린 삶에 대해

생생한 죽음은, 과연

어떤 위로를 전할까





*시집[일기 속에 일기] 2013년 tstore, e-book, <시 쓰는 사람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