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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BY 돌 모퉁이 꽃 2009-06-02

어느 날부터인가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비 내리는 오후

자그만 우산 속에 두 어깨 맞댄 채 걸어가는

푹 젖어있는 남자의 한쪽 어깨에 몽글거리는 사랑

 

올망졸망 병아리 같은 아이들

손에 손잡고 까르르 웃어대며 걸어가는 모습속의 동심

 

갓난아이 혹여 다칠세라

두 팔에 힘주어 부자연스레 안고 있는

초보아빠의 믿음직한 넓은 어깨의 든든함

 

해 지난 명절 바리바리 보따리 싸주시며

두 손 꼭쥐고 가라하시는

눈물 훔친 채 등 돌린 엄마의 조금씩 작아지는 어깨

 

아침부터 야단맞고 대문 나서는

초등학교 아들놈의 축 늘어진

등 뒤 너머의 제 몸 무게만큼 무거운 가방

 

애써 웃음 띤 얼굴로 안녕을 말하며

뒤돌아서는 친구의 뒷모습

뒤돌아서도 눈물 삼킨 웃음을 계속 지켜 내주길 바라는 마음속 기도.

 

억지웃음을 지을 수 없고,

가면의 화장도 할 수 없는

우리네의 뒷모습.

 

나를 속이려해도

그대로 내가 비치고 마는

나의 뒷모습.

 

오늘도 난

진실한 내 모습을 너에게 보이기위해

한걸음 먼저 뒤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