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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가 열린 날


BY 돌 모퉁이 꽃 2009-06-02

잔치가 열린 날

 

 

앞산 아랫마을

복순이네

잔치가 열린다.

 

배 꽃 같은 흰 고무신

섬돌위에서 장단 맞춘다

 

“싸게 싸게 댕겨 올랑께

쪼가 기둘리고 있으래이..”

 

고무신코 길게 세우고

치맛자락 여며 쥔 두 손

 

앞산 해보자기 스멀스멀 잦아들고

할머니 땀 흠뻑 배인 삼베 손수건

 

부침기름에 절여진 과자 한 조각

굳은살 박인 손만큼 딱딱해진 음식

 

굽이굽이 골진 주름 속에 피어난

입안에 흐르는 또 하나의 눈물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