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다 그리운 가을 보따리
꼬질꼬질 하다 며 면박하는 딸년의 투 박 질
굽은 허리 염려 아랑곳없는
어미보다 몇 배로 큰 머리 위 보따리엔
가을을 통째로 옮겨 온다
갈고리 같은 손으로
풀어 헤집는 어미의 보따리
투실투실 흙 묻은 채 뒹구는 고구마
불볕을 잔뜩 담은 어미 얼굴 같은 빨간 고추
퇴색된 솔잎 곰지락거리는 버러지
툭툭 털어낸 솎음배추
툭툭 둔탁한 비명 지르며 부러졌을
다닥다닥 매달린 빨간 감나무가지
활활 뜨겁게 달아오른 아궁이 솥단지에
타닥거리며 구수한
깨 볶는 냄새 까지 담겨온 참기름
하모니카 만들며 잘 먹는 다며
씨종자만 남겼다는 손 주 녀석 옥수수 잊고 올까봐
노심초사 했다는 갈고리 같은 손으로
풀어 헤집는 어미의 보따리
말끔히 씻겨 비누 내 음 폴폴 풍기는데
만지 작 거리는 손끝에 시려오는
때마다 그리운 어미의 남겨진 보자기는
뚝 뚝 떨어지는 그리움에 얼 룩 진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