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겆이 하다
문득 바라 본 손
어린 시절 꼭 붙잡고 다니던
어머니의 손이 거기 있었다.
샤워하다
문득 바라본 거울 속
어린 시절 꼭 껴 안았던
어머니의 볼록한 몸이 거기 있었다.
갑자기 걸려온 전화
달려가 \"여보세요\"하니
반가운 고향 친구 허허 웃으며
\"네 어머니 목소리랑 꼭 같구나.\"
응석 부리던 어린시절
어제 같은데
응석 받아 주시던 어머니는
이제 내 안에 있다.
내 안에 어머니가 오시니
내 어머니는 떠날 준빌 하신다.
\"할 일 다했으니 이젠 가야지.
더 있으면 너희에게 짐이 될텐데.\"
내 안에 어머니가 내가 되는 날
내 어머니는 그 곳으로 떠나시겠지.
내가 내 딸에게로 가는 날
나는 또 어머니처럼 쉴 곳으로 가겠지.
가야할 곳에 갈 때가 되면
어머니처럼 초연하리라.
후회없이 살다가
웃으며 떠나리라.
내안에 어머니가 오시니
어머니는 떠날 준비를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