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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었다


BY 라이언주 2008-05-19

 

길을 걸었다

 

길을 걸었다

긴 파마머리

싱그러운 바람..

따뜻한 햇살 정겨운 미소 받으며

길을 걸었다.

아무것도 든 게 없는 빈 가슴

깨끗이 비우기 위해.....


걷다보면 

반복되는 외로움..

가쁜 숨 고르기 힘겨워질 때

거칠게 찾아오는 그리움....

더욱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걸었다.

빈 가슴 태워 버리려..


주체할 길 없는 마음에

싱그러운 머리 결 날리며 함께 걷는 그림자를 본다.

지치고 힘들었던지

쳐다보아도

그저 마주 볼뿐

한마디 말도 없다 ...

서로의 아픔 읽은 것일까.,...

벙어리 삼룡이 같은 그림자 

보기도 싫다...


길 옆 바닷가 보며 숨 깊게 내 쉰다.

길을 걷는다....

고통스런 몸짓

바다는 전신을 흔들어 한줄기 미풍을 보낸다..

이마에 매달린 안스런 땀방울..

튕기듯 바닥에 날려 앉는다.

사랑한다  바다여...



오가는 차창에 선남선녀들

얼마전 느꼈던 쾌락의 여운일까...

다가올 기쁨에 젖어서일까....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들을 외면한 채

걷고 또 걷는다.

얼마나 걸어야  비워질까.

한 점 비울 것 없는 가슴이건만...

이미 내 영혼..내 가슴 되어 버린 그녀이기에

텅 빈 가슴

태워버려도 비워지지 않는다.


걷고 또 걷는다

바다를 스치고 산들을 지난다

터질듯 한 가슴 달래려

산을 향해 큰소리로 외친다....

내 사랑...내 사랑...내 영혼....

하지만 비우려 비우려 고함을 쳐도

더욱 흐느끼며 빠져드는 그리움

산에서 내 사랑이 조그만 소리로 울먹인다...

내 사랑 ...내 사랑..내 영혼...

더욱 가슴은 터질듯 부풀어 오른다


걷고 또 걷는다...

육신은 그만하라 소리치고

두발은 그저 앞으로 앞으로 나간다...

뒤범벅된 가슴은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숨만 들이 쉰다

엇박자로 찟어진 육신...

아련히 다가선  한 떨기 백합...

사랑이었다.

고통에 신음하는 나에게

믿을 수 없이 나타난 그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기에

그녀 또한 그러하기에

잊혀질까 ...

찾아든 사랑의 신기루였다....


걸음을 멈추었다

터질듯 한 가슴 달래었다

가만히 선 그림자를 보았다...

미풍이 전신을 어루만져 주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잊는다는 건 불가능하였다.

그리하면 할수록

사랑은 터질듯 가슴아파하였다.


이젠

그녀와 함께

두 손 꼭 잡고 길을 걷고 싶다.

아름다운 사랑 기뻐해 주는

산과 바다 그리고 바람...

발걸음 멈추는 들판 그곳에

내 사랑과

조그만 오두막 짓고

영원한 사랑 속삭이리라....


더 이상 터질듯 한 가슴 달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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