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언제나
뻥 뚫린 밀집모자
색동 누더기 상의에
밤낮을 서있는
초라한 모습...
세심한 배려도 없이
위 아래로 일그러진 얼굴
그저 바라만 볼 뿐...
누구도 쓰다듬지 않는
초라한 모습...
너의 울타리로 다가선 새들도
불쌍한 모습에 볼을 비벼댈 뿐
더 이상 놀라지 않는구나...
친구도
가족도
사랑하는 이도 없이...
그저 애비로 불리우길 자청하는
건방진 너의 삶...
곧 다가올 엄동설한에
논두렁에 팽개쳐 질 너의 모습 눈에 선 하기에
지금
풍요로운 가을하늘 ....
네 눈빛 바라보는
하늘과 바람과 해와 달은
그저 가슴아파 시리단다.
그 언젠가
색동옷 고름 매어줄
여인의 손끝이 네게 다가서면
그녀를 바라볼 까만 눈동자..
밀어를 속삭일 입김..
가슴 벅찬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뜨거운 심장..
네게 불어 넣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