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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BY 정자 2007-05-27

자전거타는 아이들이 노을을 몰고 다니는 초여름 저녁이 올 무렵이면

아! 오늘은 이렇게 살았구나 합니다.

물을 가득채운 논은 이제 호수처럼 넓어집니다.

멀리있는 산도 여기에서 거울 보듯이 맑게 반사해줍니다.

초저녁은 한 낮보다 더욱 하늘이 푸르게 깊습니다.

그럼에도 별은 더욱 반짝이는 것은 이유가 뭘까요?

 

 

오후 여섯시부터 일곱시반은 꿈꾸는 중입니다.

개구리도 개똥지바뀌도 황두루미도 서서히 물들어오는 어둠을 잠시

잡아 놓고 있습니다. 

 

 

멀리 떠나서 한바퀴 바람을 물고 오는 새들도 낮은 숨을 쉬고 있습니다.

이제는 날개를 접어 깃털을 고르고 있죠.

늦봄에 핀 감꽃이 또 집니다.

떨어진 꽃을 주웠습니다.

쓰고 떱떠름한 꽃을 먹어 봅니다.

언젠가 감꽃을 이어서 목결이를 하고 헤헤대고 웃고 다니던 아이가

기억이 납니다.

 

 

푸른나무는 연두빛 그림자를 갖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 혼자 사는 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 위로 여러마리의 참새들이 한차례 우르르 몰려 다닙니다.

그래도 저녁하늘은 너무 넓습니다.

 

 

보이는지요?

당신의 여름저녁은 이렇게 지나갑니다.

들리시는지요?

여름이 오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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