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있어요
푸르른 캔버스 가득
칠월은 쇼팽을 연주하고
나는 캔버스 위 한 방울 빗방울로
토닥토닥 듣고 있어요
맨발로 들판을 가로 지르면
푸른 풀물이 내 맨발가득 묻어와
온 몸에 가득 배인 풀 향기가
다시 빗물로 똑똑 지는 걸요
비가 내리고 있어요
하늘과 땅이 온통 비로 흘러
얼굴 부비대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칠월은 청포도보다도
더 푸르게 비가 익어 가네요
비가 내리고 있어요
온종일 지치도록 이 비 내리면
그러하면
푸석이던 내 온 몸에
푸르른 비늘이 돋아
어쩌면 저 수조속의 열대어보다도
더 싱그로운 하루를 헤엄치는
한 마리 어여쁜 물고기가 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