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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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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지라도...


BY 개망초꽃 200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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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일지라도...... 단 하루 자유를 얻었다. 비는 철푸덕 땅에 붙어 우산 하나를 들고 빗길을 나섰다. 대합실엔 눈밑 그늘진 사람들이 몰려 목적지에 맞는 표 하나씩을 들고 있다.
      "원주요?"하고 표 두 장을 샀다. 갑자기 친구와 여행을 만들어 어깨위에 둘러맸다.
      그곳에 가면 내 안에 묶어 두었던 너를 풀 수 있으려나 내 안에 깔아 두었던 너를 띄어 보낼 수 있으려나 사람이 사람을 묶을 수 없는 것. 내가 너를 보내지 못한다는 걸 아는 것.
      텅 비어 있는 버스. 고철 음료수 캔 버스는 단 하루의 자유를 향해 후진을 했다.
      빗방울은 흘러간 선을 따라 흘렀다. 와이퍼 소리가 규칙적이다. 버스가 울컥, 울컥인다. 멀미날 것 같다는 친구의 말 나도 전염이 돼 어지러웠다.
      귤을 까고 오징어를 찢고 음료수를 따다가 잊어버렸다. 차멀미를......
      원주는 처마밑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있어 낮부터 저녁까지 흙바닥에 낙서하는 비의 소리만 들었다.
      "난 싫어." 이런 말은 삼가란다. 이런 충고를 하던 너는 사랑하는 사람과 연락을 안한다나...... 사는 일은 아무래도 자유스럽지 못하다. 구속에 익숙한 나일지라도 구속하지 않는 너일지라도.
      되돌아 오는 버스에서 잠이 들었다. 나도 너도 침묵하다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