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낳고 살 동안 백년해로 못하고
아내를 먼저 보낸 후
어스름 해지는 길을
흰 고무신 신고
고개를 푹 숙이고
김치 한조각에
막걸리 한사발로
하루의 시름을 잊으시고
터벅 터벅 집으로 돌아오시던
아버지!
어린딸이 차려놓은 엉성한
밥상에서
속울음을 울었을 수많은
시간들이
지금 내 가슴에 다시금 젖어든다.
아버지!
아버지!
제가 차렸던 수많은 밥상속에
사랑을 담아보지도
다정한 말한마디
나누어 보지 않은채
엄마의 길을 따라가신 아버지!
이제
수많은 시간들이 가고 또 왔지만
육신없는 정신만이
저에게 살아
자꾸만 또렷이 또렷이
생각됩니다.
당신에게
꼭 드리고 싶은 한마디 말은
아버지! 사랑합니다.
저를 용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