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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 밤 –
글, 몽련
밤은
하늘과 땅을 숨기고
사물의 분별을 거둬간다.
어둠 속, 나무들은
낮 동안 안달 난
열정의 욱신거림에
성장통을 앓듯
이슥토록 몸 뒤채고
춘정에 붉어진 마음
감출 수 없어 속절없이
제 가슴 벙글던 꽃들은
야음의 냉랭한 품안에서
달뜬 마음 식힌다.
봄날
창 밖, 어둠을 지키고 앉아
우주를 이탈한 꼬리별의 황홀한 죽음을
하마, 기다리고 있는 난
통증 하나 없고 식힐 열꽃 하나 없는
탈피한 나방의 빈 집 같은 존재이다
2004.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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