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67

울었습니다


BY 김 은영 2003-10-21

 

울었습니다

소매 끝에 묻은 그리움

숨길 곳 마땅치 않아

 

얽힌 거미줄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 여물지만

인연의 오류는

비수가 되는 아픔인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숫자로 잴 수 없는 사랑의 부피

부인한 채 파기 되고

시린 발목의 부표는 떼야할 나의 몫입니다

 

놓습니다, 내가

놓아줍니다, 당신을

낮은 음표처럼 걸어가는 이별을 잡을 수 없음에

 

사랑한다는 그 말은

오래 전 추억이 되어

분리수거 되지 못한 채 쓰레기통에 버려졌습니다

 

슬픔의 목소리 토해내지 못한 감정은

유효기간 지난

구호 물품에 불과한 것

 

눈을 감습니다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을

눈물만이 압니다

 

그러나 

정지시키지 못해 가슴팍 저미던 울음으로

구멍 난 내 슬픔은 구급차를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