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도록 그리운이 하나있어
바람부는 날이면 우물 안에 드리운
나뭇가지 그림자 무겁게 출렁이는
시립도록 그리운이 하나있어
살아 온 날 수 만큼
해는 뜨고 지었거늘
세월 도리깨질하며
우물 안에 늘상 출렁이는
시립도록 그리운이 하나있어
가슴에 품고 산 세월 도톰이
세상 그 어느 그리움보다도
진한 그리움으로 포동포동
만달로 출렁이며 그늘 드리우는
시립도록 그리운이 하나있어
반쯤 구겨넣은 몸
피가 거꾸로 솟도록 허우적거려보아도
달빛에 비친 허연 손 그림자 뿐
여전히 세월 더듬이로 살아가는
시립도록 그리운이 하나있어
출렁이는 물 속 깊숙히
아픈 기억의 초상화만 그려가는
시립도록 그리운이
내 안에 내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