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자작시) 글 : 두리사랑(심 용구) 진녹의 산들바람이 여린 가슴 옷섶을 파며 닫힌 창문 고리를 흔든다 달콤한 꽃내음 향취가 문틈을 넘보며 타는 입술을 적시고 촉각 더듬이를 유혹한다 실록의 유월은 귓볼에 꽃바람 부딪치고 코끝을 벌름이며 부산스런 매미뱃통처럼 내게 왔건만 삭정이 빈가지에 메달려 아슬한 생을 움켜쥐고 외줄로 바람을 타는 우화하지 못한 번데기는 여름 하늘새 소리에 화들짝 눈물을 감춘다 담타는 요염한 장미는 아직도 붉은 열정 넘치는데 아카시아꽃 그윽한 향취는 아직도 바람속에서 유혹하는데 갈잎새 삭정이 빈가지에 떨궈진 운명을 어쩌란 말인가 거친 숨 잎새를 태우고 애닳픔에 타는 가슴 눈물로 허공을 채운다 우화하는 감동 꽃바람 타는 나비의 꿈은 서둘러 핀 장미잎새 따라 하얗게 타서 나락되고 설운 번데기 열망은 꽃바람속으로 스며 날린다 꽃바람 유월은 지나가는 바람처럼 스치면 돌아올줄 모른다 2002 . 7 . 31 두리사랑 심용구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