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이 꽃을 기억하니?
선능 오솔길에 무리지어 피어있던 달개비꽃을....
넌,
바다 같다고 했지.
바다가 고향인 너는 바다를 생각하고...
산골이 고향인 나는 산봉우리에 걸쳐 있는
하늘같다고 했지.
여름이 한창인
햇볕이 강한 날...
우리는 손을 잡고
오솔길을 걸었고,
숲이 우거진 오솔길가에
파아란 달개비 꽃이
바다같든 하늘같든 우린 즐거웠었어.
우린 마음이 넓어졌던가?
무엇이든 이해할 수 있었고,
무슨일이든 참아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고,
아무리 먼길이라도 같이 갈 수 있는 다짐이 있었지.
친구야!
다시 그 오솔길을 갈 수 있을까?
올 여름 장마가 끝나면
선능을 거닐고,
달개비꽃이 핀 길가에 서서
지난날들과 같은 약속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