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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BY 얀~ 2002-04-10

청소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전기장판의 온도를 올리고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손은 배꼽 위에 올려놓고
청소를 시작한다

머리카락 사이에 땀이 배고
호르몬의 변화로
각질과 뾰루지가 자리잡은
얼굴과 등에도 땀이 차고
울렁이는 뱃가죽
커피와 술에 각종 먹거리로 찌든
질척대는 갯벌 내장도 굼틀대면
봇물 터지듯
왈칵 왈칵 설움 토해내듯
하혈도 시작되고
가볍지 못한 몸
욕심인가
억울하게 꼬인 설움인가
바다가 그리워
눈물 뽑아내며 눈을 마지막으로
청소를 끝낸다

-여보, 내 배가 아픈걸 보면 아직 여자고
농땡이 치려다 일어나 따라 나선걸 보면
지독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