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름다운 것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빛으로 들어오는 붉은 꽃이 눈의 껍질을 벗깁니다
소용돌이치며 심연에 닿는 순간
꽃은 이미 꽃이 아닙니다
명사는 형용사가 되고
깃 치는 소리내며 부서져 동사가 됩니다
힘찬 날개 짓으로 퍼 득이며
웅크린 영혼을 춤추게 합니다
구름처럼 부드러운 것이 한 순간에 피어나서 터지며
하얀 가슴 복판에 지워지지 않는
붉은 문신으로 퍼지고 맙니다
아아
닳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하늘을 향하여
열정을 앓는 마음에
무어라고 명사를 달겠습니까
몇 마디 글 안에 닫혀있던 의미는 이미 그곳에 없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것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두려운 것은
언젠가는 오고야 말 간절한 느낌의 상실이며
황혼처럼 지워져 껍질로 남을 그대의 명사입니다
-----------------*mujige.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