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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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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놓아두기...


BY 개망초꽃 2001-08-11

그대를 놓아두기...

지금은 그대를 놓아두기...

다시 내 자리로 돌아누워 한웅큼씩 한숨을 흘리지만,

오늘은 그대를 있던 곳에 놔두기로 했습니다.




열어 논 창사이로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납니다.

그대가 사는 창밖엔 기찻길이 지나간다 했습니다.

수돗물이 떨어지나 봅니다.

부엌에서 똑 또닥 소리가 납니다.

그대가 살고 있는 곳엔 밤비가 내리지 않나요?.

남쪽엔 밤부터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오늘 난 무엇을 했었는지...

게으르게 청소를 하고,

더위에 늘어진 사랑초에 물을 주고,

오후엔 냉커피 한 잔에 바케트 빵 한 쪽...

라디오를 켜 놓고,

햇볕 가리개로 창을 내려 놓았습니다.

그대를 놓아두기 위해 어지롭도록 한숨을 쉬었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귀가 아프도록 떠들었고,

엉덩이가 진무르도록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했고,

얇지만 책 한 권을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밤이 왔습니다.

오두운 길 아래엔 가로등이 창창하게 서 있습니다.

맞은편 아파트엔 형광등 빛이 파르스름합니다.

지금은 그대를 잃어 버리기,.

다시 한번 놓아두기,

옆으로 돌아누워 잠으로 날 달래기...

상실감이 온 밤을 휘이 지나가도 울지 않기...

울지 않기...



오늘밤은,오늘 밤만큼은...

그대를 제자리로 놔 두기로 했습니다.

배경음악 :JoanBaez-DonnaDo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