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길을 파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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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가운데
우물은
깊이가 몇 자 ?
아니면 몇 길 ?
증명을 할 수 있는
파헤친 사람이 있다
알다가도 모르는 건
오묘한 사람의 마음 . .
분명 . . . 웃었는데
그 깊이는 몇 길 밑에 있나
가증스런 보따리를
무덤까지 끼고 갈 건가
실룩거린 얼굴의
잡동산이 표정에
참으로
대꾸하기 성가스러워
그냥 ! . .
"그래 그렇지요" 로 답한다
우물은
파 보면
출렁거린 진동에
우중충했다가
차분히 가라앉으면
그 맑은 물색이
한결
정결한 청수가 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속은
몇 길을 파헤쳐도
측은 대는 충동에
더 없이 꿈틀 데는
요사( 妖邪) 한
모사(某事) 에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겉만 보고 같이 웃고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못 전해주는
얼굴 껍데기만
표정 없이 입만 실룩인다
몇 길을 파봐도 사람의 마음은
그 길이 무한정 하여라
2001 . 4 .5 .
빛고을 예당 장경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