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침을 여는 똑딱거림이 콘크리트 벽을 타고 전해진다. 서둘러 침대에서 빠져 나왔다. 그 소리는 나를 떠미는 손길처럼 들려온다. 아이들과 남편의 아침을 마련하기 위해 나는 또 하나의 똑딱임을 켜 콘크리트 속으로 흘려 보내야 한다. 이것이 생활이다. 작은 게으름과 종종 ..
3편|작가: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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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새풀잎에 묻은 봄빛이 너무나 화사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곱고 아름다운 날 오빠는 세상을 등졌다. 그것이 왜 오빠의 뜻이었다고 믿어지지 않는 것일까? 오빠는 분명 자살이라는 걸 했지 않는가? 오빠가 죽었노라는 전화를 받은 것은 나였다. 나는 그 말을 엄마..
2편|작가: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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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눈을 뜨니, 창으로 아침이 부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벽시계를 올려다 보았지만 도무지 날카로운 시침이 가르키는 숫자를 알아볼 수 없었다. 버리고 말아야지하면서도 그녀는 여태 시계를 벽에서 떼어내지 못했다.시계는 제몫을 하지 못한다. 진한 몸체에 진한 바늘을 달고 있는 탓..
1편|작가: 김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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