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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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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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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김영숙 2000-05-06

새풀잎에 묻은 봄빛이 너무나 화사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렇게 곱고 아름다운 날 오빠는 세상을 등졌다.
그것이 왜 오빠의 뜻이었다고 믿어지지 않는 것일까?
오빠는 분명 자살이라는 걸 했지 않는가?
오빠가 죽었노라는 전화를 받은 것은 나였다.
나는 그 말을 엄마에게 전할 수 없었다.
"엄마, 오빠가 병원에 있대요."
우리 식구들이 달려 갔을 때 이미 오빠의 시신은 싸늘히 식어 있었다.
엄마의 통곡은 하늘에 닿았고, 우리 모두는 말문을 닫아야 했다.
창으로 내려진 검은 커튼을 보는 느낌이었다. 갑자기 어두컴컴한 공간속으로 떠 밀린 기분이었다. 이럴 수가... .
사람의 죽음은 신이 주시는 거라고 믿었다.
신만이 온전히 그를 데려갈 수 있을거라고 믿었는데.
오빠의 죽음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넋이 나간 채 오빠를 보내야 했다.
그리고 일년이 흘렀다. 며칠있으면 오빠의 재일이다.
시간은 흐른다. 우리들의 막막한 가슴속으로 세월은 강이 되어
흘러 내렸다.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수 없듯이 오빠의 죽음은 되
돌릴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우리들의 가슴속에 단단한 돌이
되어 내려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