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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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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김영숙 2000-04-25

눈을 뜨니, 창으로 아침이 부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벽시계를 올려다 보았지만 도무지 날카로운 시침이 가르키는 숫자를 알아볼 수 없었다. 버리고 말아야지하면서도 그녀는 여태 시계를 벽에서 떼어내지 못했다.시계는 제몫을 하지 못한다. 진한 몸체에 진한 바늘을 달고 있는 탓이다. 저 시계를 만든 사람은 필경 그림엔 젬병일거란 생각을 늘 했다.하지만 그녀가 그 시계를 악착같이 벽에서 떼어내 버리지 못하는 까닭이 있었다. 시계가 달고 있는 추때문이었다. 한밤중에 깨어나 까닭없이 불안해 지는 마음으로 뒤척일 때 멈추지 않는 반달 그네에 앉아 있는 조각상을 보며 그녀는 왠지 마음의 평화를 찾곤 했었다.
몇 시 일까?
시간을 점쳐보았지만 뚜렷하지 않았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 그녀는 오빠를 보았다.
생시의 모습 그대로 오빠는 웃고 있었다.
요즘들어 유난히 오빠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맘 때 쯤이었다.
오빠가 우리의 가슴에 못을 박고 떠나 버린것이.
화창한 봄날이었다. 산에는 뻐꾹이가 슬프게 울어댔고,
모든 생명들이 환호성을 쳐대며 조잘대고 있었다.
오빠의 꽃상여가 산에 오르던 날,그러나 우리는 찬란한 빛속에 감금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