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했다.
우리 남편 이번 생일이 육순이라고.
그러니까 다음 생일날이 회갑이라는 것이겠지.
그렇쿤.
"회갑"이라는 것이 다가오는군
기분이 이상했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은 회갑잔치라는 것을 하셨다.
많은 일가 친척을 불러 `내 새끼들이 이렇하노라`하고 공식적인 자식자랑을 한샘이다.
그리고 또한가지 하는것이 있었다.
"가족사진"
그때 자손들을 다 불러모아 가족사진을 찍으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찍은 사진중에 부모님 두분만 쏙 꺼내어 상반신을 확대하여 놓았다가
돌아가신후 <영정 사진>으로 쓰여졌었다.
지금 우리 부모님께서도 그때 찍은 사진을 집안에 걸어놓고 계시다.
우리 남편 회갑이 다가오면서 부모님 회갑잔치 하던 모습이 떠올라 기분이 이상하고
좋치 않았다.
우리 부모님 회갑때는 오육남매하는 자손들이 거의 결혼을하고
주렁 주렁 손주가 열려있었음에 자랑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았지만
지금 우리 부부에게는 큰딸 26살,작은딸 24살,막내딸17살.
결혼은 고사하고 한놈도 돈버는 놈이 없다,모두 학생이다.
마감은 고사하고 아주 한참을 생을위한 달리기를 해야할때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회갑이라는것은 나를 쓸쓸하게 했다.
괜시리 남편모습이 더 치져보였다.
잠자는 모습을 바라보니 한층더 처량해보였다.
생일날 아침에는 둘이서 미역국을 먹었다.
아이들 모두 객지로 나가있고,부모님들은 몸이 불편하여 못오셨기때문이다.
식구들이 벅쩍 벅쩍 했더라면 사람들속에 묻혀 덜 쓸쓸했을텐데
하긴 지난 주말을 이용하여 형제들하고 거나하게 생일잔치를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진짜 생일날이 되고 보니 참 쓸쓸했다.
부부 긴 세월을 살다보면 좋았을때,행복했을때 추억이 많았지만
미워하고 원망스러웠던 부문도 많아
그런것들이 모여 한 생을 이루는 것임을 알게되었을때
우리는 비로서 회갑이라는 것을 맞이 한것이기도 했다.
지난 세월이 더 아프게 느껴졌다.
내년 회갑에는 남편에게 정말 좋은 회갑 선물을 하고 싶었다.
무얼해줄까 무얼해줄까..................
하루종일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것이 없다.
여행,옷,구두,아니면 ....
그러나 그런 것들은 누구나가 다 할수있는 선물이다.
나 혼자만이 할수있는 독특한 선물이 뭘까 고민했다.
''''''''''''''
............
...............
아!
그렇쿤.
드디어 결정했다.
나는 우리 남편 회갑선물로"정말 행복한 나를 선물로 주고 싶다."
그동안 삶에 잔재로 남아있던 원망 미움 모두 털어버리고
시집식구들과의 불편한 마음,그동안 지쳐있던 마음까지 모두 지워버리고 속없는 여자되어
그냥 많이 웃고
그래서 정말 행복한
그런 "나"를 선물로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