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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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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BY 그대향기 2013-09-08

 

 

 

멀리서 보면 자연스럽게 연한 갈색 머리칼인데

가까이서 보면 거의 반백이 다 되어 간다.

작년부터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흰머리카락이

나를 조금은 서글프게 만든다.

언제 이렇게 늙은거야?

 

주변사람들이나 아이들도 다 염색을 권하는데

염색이 영 내키지 않는다.

한번 염색하면 죽을 때 까지  안해도 되면 모를까

머리카락이 자라면 두피 부분에

또 흰머리카락이 올라 올건데 그게 싫다.

 

끝은 염색이고 두피부분은  또 하얗고....

어찌 이중적인 내면을  들키는 것 같아 싫다.

그냥 빈말이겠지만 개성있어 보인다는 말에

싱긋 웃어보이곤 버티는 중이다.

아직은  흰머리카락보다는 검은 머리카락이 더 많으니까.

 

이 황금비율이 깨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세월의 흔적을 감사히 고스란히 받으며

이 서릿발을 바꾸진 않을 것 같다.

아직은 염색하지 않고 나이듦의 편안함을 누리고 싶다.

이 재주에 젊어뵈면 얼마나 더 젊어뵌다고...

 

적당히 생기기 시작한 눈가 잔주름이나

초청하지도 않았건만 무단동거를 시작한 뱃살이

스트레스를 주는게 아니라 나잇살이라는 느긋함을  준다.

무리하게 애써 다이어트를 하는게 아니라

조금 덜 먹겠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절식할 뿐.

 

교회반주자도 아니면서

지휘자의 수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컴퓨터 앞에 작은 손거울을 달아놓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나는 내게 반한다.

적당히 잘 늙어가고 있구나...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