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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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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어머님


BY 모란동백 2013-02-23

오늘은 시어머님 기일 입니다.

기일 이지만 나는 형님댁으로 가질 못하고  여기서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님께

글이라도 시어머님의 추억을 그려 봅니다.

 

어머님 ,

잘 계시죠 ?

이렇게 어머님 젯상 차리는것을 형님께 미루고 저는 편안하게 글이나 띄우는

여전히 철없는 며느리 입니다.

용서 하옵소서.

제가 시집올때 그닥 마음에 들어 하시지 않은것을 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몸은 빼빼나무고

얼굴은 시골스럽지 않은 도회의 처녀.

그것도 한살 연상이었던 아가씨. 그래서....

애 나 잘낳겠냐던 우려는 저리가고 어머님,

애들 잘 자라고 있습니다.

지네들 앞가림 잘하구요.잘 키워냈습니다.

 

어느날 아들이 장가가겠다고 저를 불쑥시골로 데려가더니 

어머님께 인사를 시켰더랬지요.

 

그렇게 많은 식구도 처음 보았지만

길게 늘어선 상차림엔 온갖 시골 음식이 눈앞에 가득 차려지구요.

 

긴장해서 뭘 먹어야 될지

어떻게 숟가락, 젓가락을 들지를 몰라 안절부절 하던 저에게

살짝 맛있는 음식 저 앞에 끌어다 당겨 주시며 먹어 보라시던 어머님 ,

 

시댁앞마당에 잔뜩 피어있던 채송화가 여름 휴가때면

어여쁘게 피어 송알송알 저를 반겨 주었지요.

채송화는 제가 이뻐라하는 꽃중에 꽃 이거든요.

제가 모종을 퍼갈려 했더니 \"채송화는 씨 뿌리는거여 ~ \"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얼마나 정겹게 들리던지요.

아들이 며느리 힘들게 하는거 눈치채시고 아들을 혼내시며

\" 너 지금부터 아내 힘들게 하면 니가  나이들어 힘들어져. !! 잘햐 ~ 잘해야 하는겨 !!~ \"

그렇게 제 편을 들어주시던 어머님. 

아들의 성격을 알았던게죠.  아들을 혼내 주시던 어머님 , 눈앞에 선 합니다.

그렇게 혼내주시던 그 아들도 백발이 성성합니다.

이 며느리도 머리에 서리가 내리려 합니다.

 

많이  편찮으셨던 어머님,

제가 , 어머님에게 김치부침게 맛있게 부쳐드리면

맛있게 드셔던 어머님, 별거 아니지만 친구분들과 우리 며느리들 자랑을 한참을 늘어 놓으시던 어머님,

많이 부족한 며느리들을 감싸주시며 이웃 지인들에게 자랑아닌 자랑을 히시던 어머님...

 

\"우리 며느리들은 무거운거 머리에 이지도 못햐 ~ \"

난, 처음에 그말씀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었어요. 칭찬인지 흉인지 ???

그러나 시골에선 서울며느리들이 자랑스러워서 친구분들에게는 자랑이라는것은 나중에

알았어요. 여름 휴가 때면 서울서 며늘도 다 내려가고 딸도  내려오고...

다리밑 시냇가 모여 개 한마리 잡고...  영양탕이죠 . 죄송하지만 저는 지금 까지도 못 먹습니다.

친정아버지 수의사이신데 어떻게   먹나요 ㅠ 안먹는다고 시누님께 혼났던 일도 있었어요.

어머님은 아들들 에게 먹일려고 개를 일부러 키우신다는것도 나중에 알았구요.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나지만

가지 못하고 ....

어머님의 추억만 떠올리고 있습니다.

 

어디가 편찮으신지도 모르시고

그렇게 자녀들에게 큰 고통도 아니 주시고 조용히 떠나셨던 어머님ㅠ

제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어머님의 말씀

\' 일어나면 흑염소라도 한마리 고아 먹어야겠어 ~ \"

난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삶의 의지를 보이셨던건데 저는 그것을 몰랐습니다.

 

어머님 용서하세요 ㅠ

흑염소 한마리 중탕해서 못드린게 제일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편안한 모습으로 제 꿈에 나타나시고....

잘계시는거 같아

6 째며느리 마음을 놓습니다. 어머님, 그래도 옛시절엔 충청도에선 귀하다던 조기 보냈어요.

보낸 조기 많이 드시고 하늘나라에서 아버님과 못다하신 사랑 나누세요.

 

올해는 저도 늘 심어보고 싶은 채송화를 마음껏 들여놓고  싶어요. 

어여삐 피고지는 채송화를 심고 어머님을 그리워 할꺼예요 .

 

그리운 시어머님 ~~~

6 째 며느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