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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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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BY 허허연 2012-09-22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해봤어요.

쓸데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멍하게 누워있다가

차를 마시며 찻잔의 꽃잎문양을 세어보고

은행나무 밑을 천천히 걸으며

 

시들어가는 과꽃이

남몰래 꽃씨를 키우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랑의 시를 읽고

내 숨이 들고나는 것을 조용히 느껴보며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세상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힘 빠진 아우성

슬픈 분노

감당 못하는 탐욕

질투와 미움

 

 

과꽃은

말없이

꽃씨를 키우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