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막 저녁을 먹으려는데 작은딸램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 번 폐렴으로 입원했던 손녀가 퇴원을 하여
하루만 쉬고는 바로 어린이집엘 갔는데
아직도 상태가 좋질 않은 것 같다며 이번 주말에 내게 데려다
놓을테니 일주일만 봐 달라는 부탁을 한다
자기도 이제 막 직장에 들어간데다 며칠 빠진 관계로 더 빠질 수가 없고
다음주엔 병원에서 주관이 되어 실시하는 걷기대회 행사 준비로
다른 직원들도 야근 분위기라 칼퇴근을 하기가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손녀는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이 5:30분인데 마침 딸램의
퇴근시간도 같은지라 끝나자마자 달려가도 어느 땐 6시가 되는
적도 있어 봐주는 원장님께도 미안하고, 다른 애들은 다 가고 혼자
있는 손녀도 애처롭다고.
에공, 사는 게 이렇게나 빡빡해서야....
딸램에게 그 소리를 들으니 사정도 딱하여 뭐라 할 수도
없어 봐주마 하였는데 막상 두 손녀를 봐주려면
감당이 될까 싶어 은근히 걱정도 된다
작은딸램의 딸은 이제 두 돌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엄마젖을
먹어 시도때도 없이 딸램만 보면 젖을 찾으니 이 또한
보통 일은 아니어 이번 기회에 굳은 마음을 먹고
젖을 뗄겸 우리 집에 맡겨 놓아야겠다고 하여
다음 주는 두 손녀와의 씨름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손녀를 보는 건 기쁜 일인데 막상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 많아지니 단 며칠이지만 내 책임이 무거워지는 것 같아
외할머니 노릇이 만만치 않음을 절감하고 있다
젊은 주부들이 가정에서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우는 게
정말 이젠 영원한 희망사항이 된건지....
작은딸램,큰딸램이 둘 다 직장을 나가니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는 두 손녀의 애처로움을 외할머니와
지내는 것으로 조금은 덜어질 수 있을까?
할머니가 힘든 것이야 얼마든지 견뎌낼테니
그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크기만 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