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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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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를 이제서야 만나다


BY 시냇물 2011-11-22

 

큰딸램 출산일은 10/29일이었는데 오늘에사 손녀를 보고 왔다

시어머님 상을 당해 장례를 치루느라 출산일에도 함께 하지

못했는데 시부모님은 초상 치르면 삼칠일이 지나서야 아기를

봐야 한다고 하셨다는 얘기를 큰딸램에게서 들었기에.

 

아기 낳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사진으로만 우선 만난

손녀는 과연  어떨지 등등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참기만 하려니 여간 애가 타질 않았다

 

조리원에서 2주 조리를 하고 나서는 내가 산후조리를

못해 주길래 산후관리사를 집으로 불러서 더 관리를

받으라고 돈까지 주었는데도 딸아이는 굳이 혼자서

해보겠다고 한다

 

한 이틀 아기를 데리고 자 보니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가 보지도 못하고 애만 타는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평소에도 워낙 알뜰한지라 또 돈 아낄려고 그러는구나 싶었지만

더 이상 뭐라 할 수도 없었다

 

딸아이는 사위가 잘 해 주니 나보고는 걱정하지 말란다

직장생활하면서 집에 와서 또 챙기려면 적잖이 힘도 들겠구만.

그래도 이번에 딸아이 출산을 지켜 보면서 힘들어 하는

모습에 많이 미안하더라며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대견한 소리를 한다

 

 

아침을 먹고 부지런히 집을 나서 인천 딸아이 집에 도착하여

안방 침대에 누워 있는 손녀부터 들여다 보았다

마치 외할머니가 온 걸 반기는 것처럼 자고 있던 눈을

배시시 뜨며 쳐다 보는 앙징맞은 모습이라니.

 

 

작년에 작은딸램에게서 첫손녀를 얻을 때의 설렘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출산한 지 거의 한달만에 보는 손녀라

그 기쁨은 첫손녀에 못지 않았다

 

핸폰으로 보내준 사진에서 보다는 더 작고 귀여운 모습이라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아직 모유가 충분칠 않아 우유와 혼합수유를 하고 있었다

 

혼자서 해본다더니 국을 잘 먹지 않은 탓인 것 같아

미역국부터 한 냄비 끓이고 반찬 몇 가지 하다보니  아점을 먹였다

 

사위 말로는 끙하더니 낳았다고 했는데 오늘 딸아이 말을 들으니

아플 거 다 아프고 결국 무통 주사를 맞고서야 낳았다며

고생을 다 했다고 얘길 한다

그 얘길 들으니 출산 때 그렇게도 벼르다가 못 가 본 게

더 마음에 걸려 가슴이 짠해졌다

 

내가 해준 밥과 국을 맛있게 먹으며 \"엄마가 가까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길 들으니 또 다시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동안 얘길 안했지만 얼마나 내가 오길 기다렸는지를 알 것 같아서....

 

내가 자는 손녀를 보는동안 딸아이는 출생신고를 하고 왔다

사위와 둘이 고심하여 예쁜 이름을 지었다며.(서은재로)

세 식구가 실린 주민등록등본을 보면서 책임감이 더 느껴진다고 한다

 

아직 출산휴가중인데 벌써 회사에서는 전화가 빗발친다

이제 한달만 있음 다시 회사를 나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내가 봐줘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난 번 남편도 그런 말을 넌지시 비친 적이 있길래.

 

울집 가까이로 이사를 오면 회사 다니기도 나아질거구

손녀도 안심하고 맡길 수가 있을 것 같단다

 

작은딸램 손녀가 어지간히 커서 어린이집엘 다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오늘은 내가 손녀를 목욕까지 시켜 주고 왔다

둘이서 목욕을 시키는데 절절 맨다길래 내가 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가르쳐 주며 아기도 편하고 시키는 사람도

편하게 하라고 알려 주었다

 

재빨리 목욕을 시켜 젖을 한 통 먹더니 사르르 잠이 들었다

 

그래도 순하게 딸램 힘들게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이제 무럭무럭 탈없이 크기만을 바램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