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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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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11-08-22

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 혼자서 사십니다

배짝 마른 허리에 언제나 고무줄 바지는 돌아가 있고 못쓰는 팔은 세수하시다 넘어져서 세탁기 잡으려다 세탁기가 엄마를 덮쳐서 그 팔 어깨에 금이 갔습니다

또 다시 병원으로 가서 치로 받고 어깨 받이를 하고 계시는 저희 친정 엄마 입니다

늘 혼자 우울해 하시고 햇빛도 안 드는곳에서 울고 식사도 안하시고 그러더니 치매진단도 받고 복지관에서 와서 농으로 문턱에 손잡이를 박아 주고 갔습니다(눈물이 나서 도저히 글을 쓸수 없어 잠시 쉬었다가 올리는 글임)

집안에서도 잘 걷지 못하시고 매일 굶다 싶이하시니 병은 더 깊어지고 약은 더 많아졌습니다

\"엄마 친구분들이 다 성당 다니니 거기 다니면 시간도 잘가고 친구도 만나고 그럼 밥도 맛있고 어때 엄마\"
\"난 싫다 어우 거기가서 고개 숙이고기도도 못하고 나 글씨를 몰라서 싫단다\"
\"엄마 글씨 몰라서 챙피해?\"
\"응\"
:\"엄마 그런 챙피한거 아니야 모르는건 챙피하지 않아 나두 모르는거 투성이지만 잘 지내잖아 기도,,,그거 아무것도 아냐 내가 읽어줄게 그럼 엄마가 외우면 되잖아 그리고 기도문 없어도 되 엄마가 두손모으고 우리 멀 어찌해주세요 날 어찌해주세요 하고 바라는거 기도 하면 되는데\"
\"엄마 친구들도 그렇게 말하는데 싫다 난\"
그러시던 엄마가 몇일전 전화가 왔습니다

\"에미냐 ,,일요일날 어떠니 ?\"

\"엄마 머가 어때?\"

\"너참 제사 있다했지 아니다\"
\"엄마 먼제 말해바\"
\"그래 그럼 말하마 내가 그날 영세 받는데 너 올레 성당 사람들이 아는사람 다 부르라고 하더라 언제 또 좋은날 있겠냐고 다 부르라고해서 말이다 너오면 좋겠는데,,\"
\"그래 엄마 잘 됐다 근데 나 못가 제사 때문에..\"
사실 제사는 전날이고 엄마 영세 받는날은 다음날인 일요일 이었습니다

그러니가 하루가 빈 날이죠 근데 난 아들 대전에 데려다주고 싶어서 엄마 한테 못간다고 제사 있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엄마 할머니 한테 가세요 난 갠찮으니까 이런날이 언제 또 있겠다고 엄마 할머니 한테 가요\"
\"아냐 나중에 가면 되지 할머니 한테 자주 가는데\"

\"그래도 할머니 한테 가야지 나중에 데려다 줘요 난 혼자 갈테니 \"
난 짜증이 났습니다

\"내가 알아서 한다 바람도 쐴겸 너 데려다 주고 올게 할머니한테는 담날 가면 되고\"

아들은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내맘에 미안함도 있었고 그날 영세 받는게 화도 났습니다 아들한테도 더 미안하고챙피 하기도 했지요

그렇게 며칠 지나고 엄마한테 전화 를 했지요

\"엄마 영세 잘 받았어요?\"
\"응 그래 넌 잘 지냈지? 아고 세상에 난 그게그렇게 큰건지 몰랐다 닭을 500 마리나 삶고 사람들이 세상에나 그렇게 많이 온거 첨일게다 명숙이가 꽃다발 사왔더라 나이 칠십이 넘어서 내가 꽃선물 받아보긴 첨인데 기분이 아주 좋더라 여기저기서 선물도 받고 그날 좋았다 네가 오면 좋았을걸....닭도 먹고\"
난 전화 끊고 나서 울었습니다

아들 말대로 엄마한테 갈걸 명숙이하고신랑하고 둘이 왔다하니 얼마나 허전 하셨을까 그리고 꽃선물에 그렇게 좋아하시다니

엄마도 여자 였구나 ,,

난 엄마는그냥 그런줄 알았어요

아무렇게나 입고 아무렇게나 먹고 엄만 그런줄 알았어요

엄만 그냥 꽃같은 모르는줄 알았어요

근데 그 말에 난 평생 죄를 다 지은듯 했습니다

올해는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립니다 며칠 지난 그 날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지요

우산을 쓰고 꽃집으로 아침 일찍 갔습니다

\"아니 아침에 먼일로 어디 또 꽃을 선물하시게요\"
\"네 꽃바구니 이쁘게 하나 해주세요\"
\"어디로 갈건데요?\"
\"우리 엄마 한테요\'

\"이비가 쏟아지는 엄마한테 꽃바구니를??엄마 무슨 날이세요?\"
\"아뇨 그냥 드리고 싶어서요\"
\"네\"

알록달록 이쁜 꽃바구니 를 들고 난 엄마한테 갔습니다

\"엄마 이거\"

\"아니 얘가 온다 기별도 없이 웬 꽃바구니야 명숙이가 저렇게 많이 줬는데,,\"
엄마는 수건을 제게 넘기곤 이내 눈은 꽃바구니로 갔습니다

문갑위에는 누가 선물했는지 성모마리아상과 예수님 석상이 있었고 그옆에는 동생이 사준거 같은 꽃이 있었습니다

\"어찌 이리 이쁘냐 ,,,세상에 꽃도 ,,근데 죽으면 어쩌냐 아까워서..\"
\"엄마 죽으면 내가 또 사줄게 걱정마요 \"
\"돈이 어딧다고 매일 사주냐\"
\"아냐 엄마 조금은 안 비싸요 그러니 걱정마요\"
난 빗물인지 눈물인지 아지고 서서 닦고 있습니다

엄마는 모르나 봅니다 내가 울고 있단걸..

내 엄마는 그렇게 평생을 살아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