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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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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다녀요^^


BY 시냇물 2011-08-04

 

지난 주말에 작은딸램이 외손녀를 데리고 오랜만에 다니러 왔다

돌잔치때 보구는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길래 내심

기다려졌다

 

도착할 시간쯤 되서 지하철 역으로 마중을 나갔다

아기띠를 해서 안고 온 딸램을 만났는데 손녀딸 얼굴이

콧잔등에 상처가 나 있어 깜짝 놀랐다

 

\"아니, 얼굴이 왜 이래?\"

\"손 놓고 자기가 혼자 걷는다고 하더니 잡을 새도 없이

시멘트 바닥에 넘어져서 병원 갔다 오는 길이야!\"

나를 보더니 쑥스럽다는듯 제 엄마 품에 얼굴을 묻는다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다

나 역시 큰딸램 어렸을때 자전거 앞, 바구니에 태우고 가다

떨어져 코밑에 상처가 났던 일이 새삼 떠올랐다

 

집에 와서 거실에 내려 놓으니 제 세상 만난 듯 여기저기

누비기 시작한다

이젠 걷는 것쯤은 일도 아니라는 듯 어찌나 빨빨대고

잘도 걸어 다니며 장난을 치는지....

금새 온 집안이 초토화(?)가 되었다

 

이제 13개월밖에 안 됐는데 벌써 어린이집을 다닌단다

아직 말도 잘 못하는데 원생이 되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젖살이 오동통하여 만질 맛이 난다 포동포동한 게 어찌나

촉감이 좋던지.

사돈어른은 살결이 희다며 꼭 백설기 같다고 하신단다

 

남편에게는 얼굴만 빠끔 내밀었다간 가지도 않고 낯을 가린다

 

주방에 들어와선 또 궁금한 지 남편이 있는 거실을 기웃거리고 ㅎㅎㅎ

 

손녀는 벌써 어린이집에서 배웠는지 반짝반짝하면서

양손을 앙증맞게 흔들고, 안녕이라며 한 쪽손을 제법 잘 흔들어댄다

 

어느새 이렇게 컸는지, 그런데도 아직 엄마 젖을 먹으려고

딸램의 옷을 수시로 들추며 젖을 달라는 걸 보니

아긴 아기인가 보다

 

저녁 식사 시간에는 불고기 국물에 비빈 밥을 작은 숟가락으로

떠주니 제비새끼처럼 잘도 받아 먹는다

딸램은 자기처럼 고기를 좋아하는 걸 보니 역시 자기 딸이란다

그러다간 자기가 먹는다며 숟가락질도 한다

독립심도 강하고, 자기 주장도 제법 생긴 듯 하다

 

그래도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낯가림도 많이 줄어 들었고, 어찌나 힘이 좋은지

원장님 말이 대장노릇을 한다고 했단다

 

남동생을 보려는지 노는 게 꼭 사내아이같기만 하다

 

워낙 건강체라서인지 활동량은 얼마나 많은지 잠시도

가만 있지를 않아 딸램이 힘이 딸릴 정도이다

 

젖을 먹을 때도 얌전히 그냥 먹는 게 아니라 누워 있는

엄마를 타고 넘지를 않나, 다리를 척 딸램 허리에 올려 놓지를

않나 이만저만 장난을 하는 게 아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손녀딸의 재롱에 웃을 일 별로 없던 남편과 나도

실컷 웃어 보았다

이래서 집안엔 아기가 꼭 필요한 가 보다!!!

 

장난꾸러기라도 좋으니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렴, 울 지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