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섯시 넘어서 신랑이 해준 현미가 많이 섞이고 콩이고 옥수수인 밥을 숟가락으로 밥솥에서 떠서 반공기 놓고 거의 바닥난 멸치볶음과 스텐그릇에오이냉국을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신랑이 아침에 먹을게 없어 해먹고 갔을거라고 생각하는 신김치 볶음에 까스불을 당기고 식탁에 털석 앉았습니다
무엇이 맛이 있겠나요?
얼만큼 기분이 좋을까요?
눈물이 저절로 흘러 반찬이 흘려지고 오이 냉국이 덩덩 합니다
살얼음에 삐죽이 나온 작은 돌들처럼 오이냉국에 오이는 없고 양파만 그렇게 삐죽이 나와 있는 오이 냉국을 숟가락으로 대충 떠서 입으로 가져 갑니다
물은 흘리고 양파는 반쪽만 입안에 들어오고 반은 떨어져 냉국물에 빠집니다
옥이는,,,,젖가락으로 멸치를 몇마리 잡아 입으로 가져갑니다
까스렌지에 신김치가 끓습니다
옥이는 천천히 일어나 냄비뚜껑을 열어 봅니다
뚜껑이 왜 그리 무거운지 손가락과 손목에 힘이 부칩니다
얼른 뚜껑을 옆으로 아무렇게나 놓고 김치를 한조금 꺼내 밥에 놓고 다시 웁니다
아침에 병원가는 시간맞춰 신랑이 전화 해서 몇시에 나가라고 몇시까지 가면 버스 탈거라고 차는 주차장에 놓고 가라고 그럼 병원서 올때 정류장서 내려서 차 운전하고 오면 집에 오는데 힘은 안들거라고 ,,,,그리고 옥이가 나갈때 신발을 보니 옥이 운동화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옆엔 레이스 달린 까만 바탕에 하얀 동그라미 무늬가 든 우산이 옆에 세워져 있습니다
신랑이 그렇게 놓고 출근을 했습니다
신랑은,,,옥이 신발을 다떨어진 슬리퍼라도 옥이것은 상당히 귀하고 이쁘고 소중한것입니다
그래서 몇년된 떨어진 여름 슬리퍼도 현관앞에 신발이 대문에서 보이게 돌려놓고 신을때 편하라고 그렇게 해 놓습니다
신랑은 옥이가 전부 입니다
신랑 인생에 다른건 없습니다
돈을 벌어도 옥이가 웃기 때문에 버는것입니다
잘때도 먹을때도 어딜 가도 멀 사도 구경을 해도 다 옥이가 좋아서 하는겁니다
그런신랑이 먹고 갔을 신김치를 보면서 옥이는 맘이 짠 합니다
오늘 저녁엔 반찬을 만들어야 겠습니다
해 봐야 멸치 볶음이고 오이냉국 일겁니다
옥이는 오래 간혹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그건 완전히 신랑 때문 입니다
옥이가 살아 있는것조차도 신랑은 세상을 다 가진것입니다
옥이는 가난한 어린시절이 ,,,안아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26살까지 안아프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만약 아파야 한다면 지금 나이에 아팠으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있어서 지난 세월로 됩니다
신김치를 두 조름 꺼내먹고는 뚜껑을 닫았습니다
먹기 싫습니다
개그작 개그작 밥을 세월아~~세월아~~합니다
비가 오나 밖을 내다 보기도 하고 길 고양이가 혹시 왓나 마당도 둘러보고 하늘도 처다보고 빨래도 만져봅니다
그리고 다시 밥 한숟가락 입에 넣고 오이냉국 한숟가락 마시고
반공기도 채 못 먹었는데 배가 부릅니다
남은 밥은 다시 밥솥에 넣었습니다
멸치와 오이냉국도 냉장고로 들어가고
공기를 씽크대안에 넣고 물을 가득 담았습니다
눈물을 슬쩍 훔쳐내고 다시 웁니다
친구들은 다 멀할까....아마도 바쁠거야,,,
옆집 흰둥이도 저렇게 바쁜데 ㅡㅡ세상 똥개도 다 바쁜데 옥이만 조용히 빗줄기가 굵나 가는가 해가 언제 뜨나 저 파리가 얼로 갈까 내가 가서 잡을까 아니면 오면 잡을까 ,,파리채는어디 있지?,,,,,
그렇게 조용히 옥이 혼자 스적스적 놀아도 세월은 친구들과 같이 갑니다
낮잠도 자고 거울보고 웃기도 하고 집안에서 종일 세월을 잡고 흔듭니다
어차피 가는 세월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