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하신 엄마가 퇴원하던날 ......
입원비를 계산하고 돌아온 남동생이 눈을 왕 방울
만하게 뜨고 나를 쳐다보면서 \" 누나 진료비 명세서에
특진료 라고 붙은 항목은 뭐야 ? \" 하고 묻는다 .
\" 응 그거 수술 동의서 쓰면서 묻길레 특진으로
진료 하겠다고 한거야\" 했더니 그말을 듣던 엄마가
그걸 왜 했냐며 나무란다 . 그럼 칠순이 넘은 엄마를
지명도도 없는 아무 의사에게나 맡기냐는 내말에
다들 잠자코 있는다 .
\" 대학병원은 입원할때 의례적으로 물어 보는데 특히
수술을 하면서는 지정진료를 안할수가 없어 왜냐면
그래야만 그 의사가 집도를 하거든\" 하는 내말에
으응 ..... 그래 .... 하면서도 엄마는 아까운 눈치시다 .
지정진료비가 얼마나 되더냐고 물으니 대략 43만원쯤이란다 .
\" 많이 안나왔네 매형이 뇌수술 했을때는 17년 전인데도
하루에 10만원씩 430만원이 나왔더라. 지금 하루에 11만원
꼴이면 많이 안나온거지 \" 했더니 그러냐며 고개를 끄덕인다 .
17년전에 남편이 병원에 있을때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머리를 다쳐서 들어온 제 1종 의료보호 대상자와 뇌 경색으로
들어온 2종 의료 보호 대상자들을 보았다 .
지정진료를 하던 우리 남편과는 달리 레지던트들이 메스를
잡았다고 했다 . 진료비의 차별이 그런거구나 생각하면서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이해는 간다 .
뒤에서 보조하던 의사들도 언젠간 직접 메스를 잡아야 할테니
필경 연습은 필요 할것이다 . 누구나 처음은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것이 돈으로 해석이 된다는게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
엄마의 진료비 명세서를 들여다 보면서 17년전의 그날이
마치 어제일 처럼 스쳐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