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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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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BY 설탕 2025-07-07

"있잔아 언니 , 저 뭐야  .. 그 정애 엄마 알지? 우리집 아랫층에 좀 시끄럽고 주책스러워서 내가좀 꺼려했던 여자 ..."
"..........."
" 있잔아 ...."
"뭐가 자꾸 있어 ... 뭐 ...뭔데"
동생 진수네 집에 아버지의 제사를  추도예배라고 준비하며 간단히 동그랑땡을 부치는중에 옥례는  그녀만의 소식통을 열어놓기 시작한다 .
" 야 !! 그만 집어 먹어 .. 먼 말을 하던지 , 아니면 뭔 다른 일을 좀 돕던지 .. 암튼 기지배가 ..."
오늘도 작은 언니 길례의 눈총을 받으며 옥례는 그러려니하고 그녀의 수다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암튼 쟤는 저리 떠들지 않으면 아마도 입에 곰팡이 필껴 ..."
"냅둬 ... 저게 우리 옥례 특긴데 뭐 .."
그래도 큰언니 명례는 동생 옥례의 수다를 그윽한 미소로 다 받아내곤했다 
길례 역시 말만 그리하지 딱히 옥례의 행동에 다른 마음은 없었다 .
" 그래 뭐 .. 그여자가 뭐 어쨌는데? "
" 어 ... 어  있지 . 그여자 나이가 62살밖에 안됐거든? 근데 글쎄 치매 판정 받았데 ...어쨰  가끔 에레베이터에서 만나도 먼 정신 없는것 같더니만 ..."
" 잉? 62살인데? "
옥례의 수다에 머라하던 길례가 되레 옥례에게 되 묻는다 .
" 그러게 말야 언니 ... 여자가 좀 이상했어 .. 항상 보면 ..."
" 근데 그걸 누가 얘기해주데? "
길례와 옥례는 이제 둘만의 대화로 이어져가는 길이 트인듯 옥례의 아랫층 여자의 치매 이야기로 이어져갔다 .
" 아 ... 여자가 한동안 안보이길래 , 그집 아들이 있거든 군대 얼마전에 갔다가 제대한 아들 .. 그래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나서 , 엄마 안보이시는데 어디 가셨냐고 .. 그랬더니 머뭇거리더니 편찬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하더라고 .. 그리고 말았는데  이런 소문은 아파트네에 금방 퍼지잔우 .. 그래서 알았지 .."
옥례는 그 이야기를 펼쳐놓고는 또 아무렇지고 않게 방금 부쳐놓은 동그랑땡에 손을 가져가 집어 먹었다 .
" 야 !!! 그만 먹으라니까 .. 암튼 .. 그나 저나 나이가 62살이라는데 치매라 ... 아이고 요즘은 곱게 늙어야지 그거 걸리면 어쩌냐 ... 나도 겁난다 야 ..."
길례는 짦은 한숨을 쉬면 주방쪽으로 올케 영미을 도우러 갔다 .
"형님 .. 이제 제가 거의 다 했으니  좀 쉬세요 .. 동그랑땡 부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예쁜 미소를 띄우며 올케 영미가 전을 부치고 있던 기구들을 치워주었다 .
" 뭐 더 할것 없어? '
" 네 ... 회 시켰구요 , 갈비찜은 제가 어제 해놨구 . 또 잡채 ,,그리고 김치는 있고 , 사라다 .. 머 이것 저것 돼요 .. 이제 상만 차리면 되요 ."
야물다 , 참 야물딱지다고 순례씨는 생각한다 .
'우리 진수는 장가도 잘갔어 ..ㅎ'
"언니 ~~~,"
옥례가 자리를 정리하는 순례씨의 등을 두드렸다 .
"?.."
" 우리도 이제 건강검진때 치매 이런거 검사좀 받아야 돼나? 큰언니나 둘째 언니한테 이런말 하면 나 괜한 소리 한다고 할까봐 말하기 그렇고 .. 그 여자 보니까 나도 쪼금 겁나더라고 .. 그거 누가 알우 .. 뭔 증상이 있어야 알지 ..  안그래 언니? "
" 글쎄 ...."
순례씨는 잠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
'치매 ......'
" 언니 !!!"
"응.."
"무슨 생각해 . 내가 이런얘기 언니밖에 할사람이 어딧수 .. 암튼 .. 우리도 좀 생각좀 해보자구 ... 언니 요즘 자꾸 깜빡 깜빡 한다며 ... 나도 그런다 말야 .. 그게 치매 증상이면 어떡해 ..."
옥례는 오늘 모인 모임에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는듯 계속 순례씨에게 치매 이야기만 해댔다 . 아마도 아랫집여자의 치매에 무척 놀란듯했다 .

집안이 조금 북적거릴만큼에 사람들로 모여졌다 .
추도예배를 인도하실 목사님 부부와 몇분에 교인들 .. 
그리고 거기에 순례씨의 형제들 까지 합치고 모인 아이들까지 함께하니 족히 20여명쯤 된듯했다 .
추도예배는 그리 길지 않았다 .
옛날에 할머니가 조상님 모신다고 드렸던 제사보다는 한결 편하고 간단한 상차림에 .. 그것도 사람이 먹을만한것으로만 ...
할머니는 제사상에는 항상 우리가 잘 먹지도 못하는것들을 조상님 드린다고 올려놓으시고 .. 결국은 집안의 남자들만 좋았고 ...
진수네가 참 잘 깨트렸다고 순례씨는 생각했다 ..
그리고 진수와 영미가 기독교랑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다 .

모든일이 다 끝나고서야  식구들끼리 오랫만에 한자리에 함께 했다 .
" 잘들 지내셨어요? 우리 누님들? ㅎㅎ"
" 그려 ... 잘지냈으니까 니가 불러도 이리 다들 오잔아 . 어뗘 ..너 진급했어?"
제일 큰 언니답게 명례가 진수에게 물었다 . 
" 형님 .. 이번에 이사람 상무 이사 될것 같아요 .. 담주쯤 발표 날꺼래요 .."
진수 대신 올케 영미가 대답했다 .
" 그래?  아이고 우리집 경사 났네 ...하하하 .."
대답은 제일 큰 형부 현수씨가 해주었다 . 모두들 모여 즐거운 소식과 대화로 시간이 이어져갔다 .
순례씨는 생각한다 , 가족 ....
'이런게 가족이야 .... 맞아 .. 난 이런 가족이 있어서 오늘도 행복한거야 ....맞아 .. 가족 ....'
한견에서는 그들의 자녀들이 그들만의 대화로 웃음꽃이 피고 서로를 다독 거리고 있음을 보았다 ...
' 좋다 ...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