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에 연한 열무를 얹고, 들기름을 넣고 ,
된장을 자작하게 지져서 넣고 ,
그리움 까지 넣어서 , 비벼 먹는다.
어릴적 예천 고모집에 가면
연탄불에 보리밥을 갓지어서 양푼에 넣고 ,된장 얹고
석석 비벼 먹던 그 맛을 그리면서 은수저로 먹는다.
고모님은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
은수저는 몇해 전 이모님 께서 내 생일 선물로 주신것이다.
\"내가 죽고나면 이 수저로 밥을 먹으면서 나를 기억해 다오 .\"
하시면서 주셨다.
이모님은 딸 없이 아들 만 하나여서 일찍 어머니를 여윈
난, 이모님 께 잘 했다. 이모님도 잘 사셔서 친정 식구들을
(외가집) 많이 거두셨다.
늘 외가집 식구로 법썩 거렸다.
이모부님이 고향이 이북이라 외로우셔서 이해를 해주시니까.
세월이 흘러 살아보니 이모님이 그저 맘이 편하지는 않으셨을꺼다.
가끔 몇 일씩 쉬다 가시곤 하셨다.
내 생일 몇일 전부터 전화를 하신다.
그리고 생일아침 일찍 오신다.
난 내생일 여름이라 귀찮고 번거로왔다.
내생일 먹자고 더운데 속으로 꿍얼 거리곤 했다.
이모님은 작년에 하늘 나라로 가셨다.
작년 생일에 이모님이 그리웠다.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이모가 가신 빈 자리가 느껴진다.
꼭, 은수저로 밥을 먹으면서 이모님을 떠올린다.
겨울에 가끔 포기 김치를 썰고 굵은 국멸치를넣고 , 찬밥을 넣고 ,
큰냄비에 물 많이붓고 죽처럼 끓인다.
아이들이 \" 이게 뭐야 \" 라고 하며 않먹는다 ,맛이없다고
그래도 난 맛있다. 외할머니가 그리울 때 한번 씩 먹는다.
사촌동생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동생도 친할머니
생각나면 가끔 해 먹는다고 했다.
곁에 없는 그 분들을 생각하며
그리움도 곁들여 먹어서 더 맛이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