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가운데로 들어와 있는것도 모르고 소설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시간이 꽤나 길었다.
삼백페이지의 장편은 숨이 차오르기는 했다.
꽃집을 운영하는 오십대 초반의 한 여자와 음식점을 운영하는 또 한 친구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제 \'시앗\'과 \'한 남자 두 집\'에서 탈피하고 싶었다는것이 나의 진심이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다.
나의 지난 날은 이쯤에서 덮어버리고 싶다.
\'각자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하던 말이 무엇인지 알것 같다.
남의 행복이 내 불행이 되지는 않는다는것은 평화가 찾아왔다는 증거일것이다.
각자 행복하면 그 뿐인것을 왜 몰랐을까.
인생이라는것이 어쩌면 생각보다 간단한 것인지도 모른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인연의 고리를 잘랐을때 추구한것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본다.
고리를 자르고 두번째 봄을 맞는다.
외로움은 누구나 껴안고 가야 하는 동지같은 것이다.
거기에 희망을 추가하고 싶다.
\"사라지는 모든 것을 위하여.\'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제목이 아직 결정 되지 않았지만 봄이 가기전에 출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어제 밤 일차 수정한 원고를 출판사로 보냈으니 재수정 할 부분을 지적하면 또다시 작업을 해야한다.
탄생의 길은 멀다.
허나 오늘은 쉬어야 겠다.
냉장고에는 보내 온 게장이 있고 보내온 사골과 도가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음식 만들기에 게을러진 내게 알맞는 음식이다.
김치가 문제다.
상큼한 김치가 그립다.
이제 집안의 먼지가 눈에 보인다.
한가지 이외에는 하지 못하는 나를 보게 된다.
오늘은 청소도 하고 마트에도 가야지...
사월이 이렇게 중반까지 와 있는 줄 몰랐다.
\'할머니 올거야?\' 하던 윤지의 전화가 요즘은 뜸하다.
\'할머니 안온대\'
아빠한테 소리치던 녀석이 몇주전에 아빠를 따라서 오산에 왔었다.
\'할머니 윤지가 왔어요. 할아버지도 있어요?\'
녀석이 왜 내게 와서 할아버지를 찾는지 모르겠다.
어린이 집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며늘아이의 전화를 받았다.
아이는 자라고 나는 늙어간다.
늙어간다는것이 또하나의 성장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시들어갈수는 없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