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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랬던가요?


BY 오월 2011-01-02

이제 편해졌는데 2010년이라는 숫자가 막 익숙해 졌는데

또 2011년이라는 숫자에 적응하려면 한동안 헤매겠지요

그리고 2011이라는 숫자에 막 익숙해 지면 또 한 해가 훌쩍

가겠지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여기저기 한 해 동안의 인사를

하고 또 인사를 받으며 \"요즘도 여전히 글 쓰시는지요?\"

하는 인사를 받고 또 감사한 어떤분은 요즘 \'신춘문예\'준비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부족한 사람이 역시나 과한

사랑을 받았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합니다

낙엽 하나가 떨어져도 흰구름 한 조각이 떠 있어도

꽃송이 하나에도 실바람 한 줄기에도 뭐 이제 어쩌지도

못하는 아린 기억 속 잊지 못한 사랑의 흔적 마저도 웃음이

되고 눈물이 되고 글이 되어 쓰여지던 날들.

큭큭큭 제가 그랬던가요?

 

거울 속 제 얼굴을 들여다 봅니다

별로 변한것도 없고 그사람이 그사람 같은데 소나무 가지가

쳐지도록 흰눈을 이고 있어도

아무도 더럽히지 않은 숫눈이 하얗게 쌓인 들판을 봐도

창문을 통해 보이는 고즈녘히 잠에 취한 겨울산을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습니다 말에는 각인력이 있다고 했던가요?

그저 아주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면서 느끼는 것은 빈 말이라는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이 늘 눈물이 되고

웃음이 되어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늘 기도 했답니다

제 감정샘을 마르게 해달라고요

이제 그 감정샘이 다 말랐나 봅니다 그래서 살기가 참 편해졌습니다.

 

제가 지켜보던 자보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숫자를

책임질 수 없어 흰자보 6마리 오골계6마리로 숫자를 조절하고 나머지는

친척분들 몸보신으로 나눠드렸습니다.

머리가 깎기싫어 부대 앞 까지 가면서 버티던 아들은 밤톨같은 까까

머리로

군생활 잘 하고 이제 다음달이면 제대를 합니다

늦은 졸업을 한 딸아이는 아직도 공부를 계속하면서 서울로 학원을 다니며

내년 아니 이제 올이네요

올 6월안에 자신의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다부진 다짐이 있어 지켜보는 중이고요

세월이 나를 끌고 왔던 날들 

이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바른 자세로 서서 내가 중심이 되어 가는 세월

속에 서있습니다  

변함없는 마음으로 늘 든든한 버팀목으로 내 곁은 지켜주는 남편

이제 피아노 소리가 제법 듣기 좋다고 칭찬을 해주네요

이제 가끔은 이런 기도도 올립니다

제가 복이 있다면 돈도 많이 벌게 해주십시요

저는 배가 작으니 조금만 먹겠습니다

큰 배를 가지고 늘 허기지는 사람들과 나누겠습니다  

세월은 참으로 빠르게 흐르고  부족한 제 가슴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깊은 사랑을 깊은 가슴을 깊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말라버린 샘가를 모처럼 찾아와 혹 한 모금 물기라도

있나 이렇게 마른 잎들을 뒤적여 봅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오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