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83

나이들어 간다는 것


BY 매실 2011-01-01

작은 일에도 소홀히 대접받으면 서운해하시는 할머니들을

옆에서 잘 챙기고 대접하는 게 나의 몫인지라

그 분들을 가까이서 대하다 보니 나의 노년의 모습은 어떨까?

자주 그려보게 된다.

요즘같이 시간이 빨리 흐르면 나도 머지 않아 노년이 될테니까.

 

올해로 87세 되시는 할머니 성도님은 작년여름에 오셨을 때만 해도

무척 정정하셔서 76세를 86세로 잘못 알아들은건 아닌가 할 정도였다.

80대중반에 그렇게 건강하신 할머니는 처음 뵈었기 때문이다.

 

날씬하고 허리도 꼿꼿하셔서 가파른 계단도 휘휘 잘 올라오시고

뒤따라 오시는 70세 할머니에게 \"아니 젊은 게 뭐가 허리가 아프다고

그렇게 못 올라오고 쩔쩔매?\" 이렇게 외치곤 하셨다ㅎ

 

그러더니 불과 몇 개월 만에 초췌하고 기운 하나도 없는 얼굴이 되셨다.

벌써 몇 주째 밤잠을 못 이뤄 피곤하니 밥맛도 없고 그래서 기운이 없으시단다.

 

노인건강은 모른다더니 정말 충격이었다.

 

자식 8남매 훌륭히 키워내서 그들에게 골고루 효도 듬뿍 받고 떵떵거리며

사시는데 좀 더 건강히 오래 사시면 좋을텐데...

 

감기에 걸리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혹시 이번에 돌아가시는건 아닌가?

걱정이 되다가 무사히 나오신걸 뵈면 얼마나 반가운지.

 

혹시 이번이 마지막은 아닐까 싶어서 오실 때마다 꼬옥 안아드리고

손도 만져보고 얼굴도 비벼보고 그러니까 무척 좋아하신다.

 

\"내가 이쁜이 보고 싶어서 기운이 없어도 왔어.\"


ㅎ내가 이쁘진 않지만 그 분 눈엔 젊음 자체만으로 그래보이나 보다.

 

맨날 하시는 말씀이 \"이쁜이 넌 젊어서 좋겠다. 그 나이 땐 뭘 먹어도

다 소화시키니깐 많이 먹엇. 깨작대지 말고.나이들어봐 먹고 싶은 것도 없어

다이엇튼지 뭔지 하지말고 입에서 땡길 때 많이 먹어둿\"

 

*

 

올해로 71세 되신 권사님은 어려서부터 부유하게 자라고

많이 배우셔서 품위와 교양과 멋이 풍기는 분이다.

뭘 입으셔도 세련되고 우아하니 나도 저 나이 되면 저렇게 멋진

노인이 되어야지 하고 속으로 결심한 적도 많다.

 

생각이 열려있고 권위적이지 않아서 세대차이를 못 느끼니

대화도 잘 통한다.

 

그 분도 작년초 까지만 해도 아주 건강 그 자체였다.

잔병치레도 한 번 안하신단다.

멀리서 버스와 전철을 몇번씩 갈아타고 3시간이나 걸려서 오시는 분이다.

 

지금이야 집안살림이 기울어졌지만 젊어선 강남에서 잘 나가는

사모님이었고 그만큼 보약을 잘 챙겨드셔서 그렇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 분도 요즘 자주 아프시고 기운이 없다.

다리도 아닌 팔에 퇴행성 관절염이 와서 진통제로 버티신단다. 

오히려 고생 안하고 너무 곱게 사셔서 그런가?

 

살이 쏙 빠지고 기운이 하나도 없이 간신히 서계시니 나도 덩달아 기운이 빠진다.ㅠ

 

우리도 나이들면 다들 예외없이 저렇게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고

의욕이 없어지면서 늙어가겠지?생각하니 조금 서글프다.

 

지금이야 아주 먼 미래의 일 같지만 순식간에 나도 그렇게 되겠지?

순간 마음이 조급해져 내나이를 빼서 계산해본다.약 2~30년

나는 그 기간에 무얼 어떻게 하며 보람있게 살아야할까 머리에 그려본다.

 

내가 무얼 좋아하며 무얼 원하는지도 생각해본다.

얼마 안 남았으니 부지런히 마음의 준비를 해둬야겠다.

 

어느 전문가가 그랬다.

사람들은 노후대책이라면 돈만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돈이 있어도 건강을 잃으면 소용이 없고, 돈, 건강 다 있어도

소일거리가 없으면 행복할 수가 없다.

그래서 노후대책은 돈만 준비하는게 아니라 특기 취미 그런 것도

아울러 준비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