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여럿이 함께 추는 군무였는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일곱명이 추는 단체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유난히 그 한사람의 몸동작만이 그 춤을 있게하는 듯했다.
단체춤이라 누구 한사람이라도 동작이 틀리면 당장에 표가 나는데
춤동작이 틀린게 아니라 춤동작에 특별한 힘이 들어가 있어서 표가 난 경우다.
음악에 맞춰서 손을 뻗고 몸을 돌리고 손을 흔드는 동작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절도있었고 얼굴에는 생글생글 웃음이 넘쳤고
돌아서고 몸을 구부리는 동작에서도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된 힘과
춤추는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하게 만드는 강한 무언가가 있었다.
짧은 동작 하나하나 마다에서 변하던 얼굴 표정도
절규하듯 흐느끼듯 때론 희열에 몸부림 치듯 하던 표정들이
다른 사람들을 압도했고 그 춤을 이끌어갔다.
손가락끝까지 힘이 들어가는 춤동작은 보는 사람에게도 불끈 힘이 솟게 했다.
무표정하게 추던 다른 사람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춤이었다.
춤동작을 잊지 않기 위해 겨우겨우 전전긍긍 추는 춤이 아니라
모든 춤동작은 이미 그 사람의 몸 안에서 창조되듯 뿜어져 나왔고
관중석에 앉아서 그 춤을 보는 내내 온 몸엔 전율이 느껴졌다.
마른침을 꿀꺽...삼키게도 했고.
2%의 뭔가가 다른 그 무엇.
다른 사람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그 무엇.
여럿이 같이 추는 군무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추는 춤인양
아름다운 장면 장면들로 춤을 감상하던 그 시간
나를 돌아보게 했고 남은 날들을 점검하게 했다면 너무 거창할까?
이왕에 살거면 남들과 뭔가 아주 작지만 특별한 다른 내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 아니라 개성있는 그 무엇이 되는게 낫지 않을까?
하루 24시간... 생명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이라면
두리뭉실 군중의 무리에 묻혀 떠다니기보다는 나만의 색을 찾아서
내가 가장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밤 특별했던 그 춤꾼처럼 여럿 중에 섞여 있더라도 단연 돋보이지 않을까?
작은 동작 하나라도 허술히 하지 않던 그 춤꾼의 최선을 다하는 춤사위가
수련회를 마치고 다소 널부러진 나의 생활에 일침을 가한 듯 하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는 했지만 부끄러운 밤이었다.
과연 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나는....사랑받을만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