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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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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노래자랑, 캐나다 교민대표 ㅎㅎㅎ


BY *콜라* 2010-07-16

어느 날 방송국에서 일하는 후배로부터 국제 전화가 걸려왔다.

 

\"언니~ 노래 잘하지?\"

 

한국 떠나 올 때 인천공항에 팽개치듯 내려주고 전화 한번 없더니

뜬금없이 노래 잘 하냐고 다그친다.

 

\"으응~ 뭐 그건 그렇구 뭔 일이야?\"

 

쌜쭉한 마음 감추고, 용건이 궁금해서 얼버무린 대답인데

사람은 원래 자기가 듣고 싶은 쪽으로 해석하게 되는 터라

그게 \'잘 한다\'고 되어버린 것,

 

\"이번에 해외동포 노래자랑 프로그램이 있는데, 언냐가 캐나다 대표로 노래 좀 해!\"

 

머라? 노래 쫌 하긴 했어도 캐나다 대표 깜량은 아닌데.

 

\"야야~~~ 내가 노래를 하긴 해도 그런 실력은 안된다. 대신, 김동욱, 이승철이 울고 갈

정말 노래 잘 하는 아줌마가 있으니까 내가 소개 해주마\"

\"~~ no!!! 언니가 딱이야!!\"

 

그런데 이런 나쁜 뇬~ 다음 말 뽄새 좀 보소!

언냐가 하면 실력 상관없이 진행 사정에 의하여 탈락 시켜도 덜 미안코

세계 각국 동포가 순서대로 하려면 어느 쪽은 새벽, 어느 쪽은 한 밤중인데

다른 사람 다 배정하고 자투리 시간에 언니 시키면 되니까 시간 배정 하기도 수월하고

말빨도 되고~

   

하여, 억지 춘향으로 노래자랑에 출전하게 되었다.

그것도 어느 누구의 동의 없이 재캐나다 교민 대표로 .

 

한국시간으로 오후 4면 캐나다는 하루 전 12.

언제 노래하고 언제 자냐~ 쑹얼대면서 노래방 기계가 있는 친한 아줌마네로 급히 가서

한 시간 연습할 무렵, 이곳 뉴웨스트민스터 지역에 사는 응원단 5명이 도착했다.

 

드디어 음을 맞추는 연습방송을 먼저 하자는 작가의 전화를 받고

김연숙그날을 불렀다.

 

음 음~~~~ 언덕 위에 손잡고 거닐던 길목도 아스라이~~~~~~~~~~~``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는 걸려오지 않고 시간은 1를 향하고 있었다.

 

\"여보세요!! 여기 지금 새벽 1신데 우리 언제 자라고~ 배도 고프고 지치는데\"

\"호호호~~ 선생님!! 에콰도르 교민은 지금 새벽 4인데 밤 꼴딱 새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밴쿠버는 암 것두 아네요~\"

 

이런 이런 에혀, 캐나다 대표니까.. 참자

대표가 주는 책임감과 의무감, 졸린 눈도 뜨게 하고 고픈 배의 꼬르륵 소리도 멈추게 했다.

 

콜라의 응원단들, 주방으로 가더니 올리브유 한 숟갈 떠와서 퍼 먹인 후

계란에 참기름 띄워 쉴새 없이 들이 밀어 속은 느글대며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응원연습을 빙자한 노래판이 벌어져서 난리가 났다.

 

드디어 새벽 230.

정작 노래를 해야 하는 시간인데, 잠도 안자고 난리를 쳤으니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언더억~~ 위이에~~~~~~~~ 끼익~~~~~\"

 

삑사리를 내고 광란의 노래자랑은 끝났지만, 몇 등한들 까짓 상관 없었다.

탄력받은 우리끼리 새벽 4까지 노래 부르고 먹고 놀다가 헤어졌다.

 

결과는 참가상아라며 오색무지개 자개가 박힌 까만 보석함이 왔다.

결국 등수에는 못 들었지만, 그것이 정녕 내 노래실력 탓인지

후배 지지배의 농간으로 그리 된 던지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봐야 드러날 터.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기분은 1등 먹은 사람보다 더 즐겁고, 응원을 빙자해 모인 아줌마들과

당당하게 12일간 놀았으니 한이 없었다.

남은 건, 응원단들에게 한턱 쏘아야 할 운명이었으나

그마저 삼겹살 사다가 남편들까지 세트로 모여 또 한번 즐거움의 재탕까지 누렸으니

이보다 행복할 수가.

 

참 이웃이 좋습디다.

친구가 좋습디다.


그 밤에 마누라들 차에 태우고 응원하러 와 준 남편들

역시 이웃사촌이 멀리 있는 친척보다 백 번 낫습디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