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들어 벌써 두 팀의 수련회를 마쳤다.
다행히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에 하게되어 날씨가 부조를 한 셈이다.
첫번째 한 행사는 일년 중에 가장 큰 행사라 몇 달 전부터 바빴다.
숙소가 거의 60 여개나 되고 방 크기도 가정집 작은 방이 아니라 대형이다보니
숙소내의 침구 세탁이라든지 숙소청소며 공동 화장실과 조경까지....
날마다 코에 단내가 나도록 준비를 하고 행사를 마치면 또 청소에 다음 행사 준비.
1톤 짐차에 거득하게 부식을 사 와도 중간에 또 장을 봐 와야하는
엄청난 먹거리며 먹고 난 다음 잔반처리에 사용하고 간 쓰레기처리.
행사 그 자체보다 그 전부터 해야하는 준비단계며 뒷처리가 더 힘들고 어렵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부식의 부산물도 만만찮은데 잔반까지 처리하자면
700~1000 명이 왔다가면 그야말로 쓰레기가 산더미다.
가장 골치아픈 쓰레기는 여름철의 수박이다.
수박은 먹는 과육의 양도 양이지만 쓰레기 즉 껍질이 더 많다.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날파리들이 들끓고 냄새 또한 지독하다.
그래도 여름철 최고의 간식은 역시 수박이다보니 아흐.....
솔직히 수박 좀 안 가져왔으면 진짜 좋겠다.
아니면 가져 온 쓰레기 되가져가기를 강행할까?ㅎㅎㅎ
그리고 숙소.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이라 그런다지만 중고등부도 초등학생이랑 같고
대학부나 성인들은 조금 낫지만 마찬가지로 정리가 안된다.
이부자리가 수백체나 되는데 두부모처럼 칼 주름을 잡아서 깨끗하게 정리하자면
두 팔이 빠질 듯이 아프고 세탁은 했다지만 수백장을 만지다보면
목이 컬~컬~한데 애 어른 할 것 없이 온통 뒤죽박죽 난리..또 난리 난장판이다.
베개는 좌우 앞뒤가 하나도 안 맞고 요이부자리는 둘둘둘..말아져서 콕~쳐 박혀있다.
수십개나 되는 숙소를 정리해 나가다보면 어쩌다가 한방...그야말로 보너스 같은 방이 있다.
이부자리도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베개도 가지런히 이불 옆에 정리가 되어 있다.
그런 방을 만나면 공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누가 해 놓고 갔을까?
선생님일까?
아니면 학생일까?
얼굴 모르는 그 사람이 얼굴이 아주 이쁘다던지 아니면 아주 미남이던지.....
내 짐작에 얼굴엔 미소가 떠 오른다.
사실 한 방의 이부자리 정리는 큰 힘이 드는게 아니다.
까는 요와 덮는 이불 해서 스무세트 정도..베개 스무개에서 서른개.
누구 한사람만 잠시 시간을 내서 정리를 하면 금방인데 돌아 갈 시간에는 아무렇게나 쳐 박아두고 달아난다.
물론 시설 이용비에 청소하는 사람들 월급이 포함되어 있겠지만
10분정도의 시간만 수고해 주면 다음 수련회 준비를 바쁘게 해야하는 우리 입장에선
너무너무 고맙고 특별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월화수..목금토...
이렇게 수련회가 잡히면 거의 살인적인 청소를 감당해야 한다.
때로는 야간에도 청소를 해야하는 그런 일도 생긴다.
어디 숙소 청소뿐인가?
주방이며 식당은 또 어떻고?
넓은 마당은?
꼬맹이들이 먹고 버린 과장 봉지들 봉지들.....
대강당에서 수백개나 흩어져 있는 의자들은?......................
정리하고 또 어지르고 또 정리하면 또 어지르고....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작은 바램이 있다면 머물고 간 자리들이 조금만 더 정리가 되어진다면....
뒤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이야 있다지만 조금씩만 수고해 주고 돌아간다면
뒤에서 정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수월할까?
요즘 청소하는 직원이 많이 힘들다고 툴툴 거린다.
물론 나도 도와가며 같이 하지만 남편을 돕는 일을 같이 하다보니 청소에는 내 손길이 덜 간다.
우리 부부는 여행 중에 모텔이나 펜션과 같은 숙소를 사용 한 후에는
꼭 뒷정리는 말끔히 다 하고 나온다.
투숙객이 나가고 나면 이불 같은 것은 다 걷어 가겠지만 깨끗하게 한쪽에 개어 두고
방에서 나온 쓰레기는 비닐 봉투에 넣어서 가져가기 쉽게 모아 두고
욕실도 샴푸며 비누는 제 자리에 잘 두고 물청소를 말끔하게 하고 나온다.
사용한 젖은 수건들은 방 입구에 잘 놔 두고.
청소하는 사람이 왔을 때 뒷 손질이 덜 가게.
처음 우리가 투숙할 때 처럼 깨끗하게 손질을 해 두고 나오는 걸 원칙처럼 지킨다.
내가 이런 일을 오래 하다보니 내 작은 배려가 뒷 사람한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우리 아이들한테도 수련회 갈 기회가 있으면 꼭 뒷정리를 잘 해 두고 오라고 일러준다.
잔소리 같지만 자꾸 해 두면 습관이 되고 자연스럽게 생활로 스며들지 않을까?